두께 5㎜ 휴대전화 탄생 눈앞에..OLED와도 한판승부

휴대전화를 비롯해 소형 모바일기기에 사용되는 디스플레이를 0.01㎜라도 더 얇게 만들기 위한 '슬림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디스플레이의 두께가 얇아질수록 디지털기기의 두께도 얇아지기 때문에 디스플레이업체들은 초박형 디스플레이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LCD(액정화면) 진영이 '마(魔)의 1㎜' 벽을 넘어서며 '꿈의 디스플레이'로 불리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진영을 정조준함에 따라 향후 휴대전화용 디스플레이 시장의 주도권 다툼은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LCD 업계는 '다이어트 전쟁중' = 2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 샤프, LG필립스LCD 등 주요 LCD 업체들이 두께가 불과 1㎜ 안팎인 LCD 모듈을 잇따라 선보이며 기술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휴대전화에 주로 사용되는 LCD 제품 두께(2.1㎜)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초슬림 제품들이 앞다퉈 첫 선을 보이고 있는 것.

우선 삼성전자가 세계에서 가장 얇은 0.82㎜ 두께의 LCD 모듈을 개발,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 양산할 방침이고 일본 샤프와 TMD(도시바-마쓰시타 디스플레이 합작법인)도 각각 0.89㎜와 0.99㎜ 두께의 제품 개발을 완료, 생산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밖에 산요엡손과 히타치도 지난달 일본에서 열린 '평면디스플레이(FPD) 전시회'에서 각각 1.1㎜와 1.29㎜ 두께의 제품을 내놓는 등 첨단기술을 과시했으며, LG필립스LCD와 LG이노텍도 내년 1㎜ 두께의 제품을 개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LG필립스LCD가 "세계 초박형"이라며 1.3㎜ 두께의 LCD를 선보인 게 지난 9월로, 불과 두달전이라는 점에서도 '다이어트' 경쟁의 속도를 가늠할 수 있다.

휴대전화 얼마나 얇아질까 = 삼성전자는 세계 초박형 패널 개발과 더불어 패널을 휴대전화에 장착하는데 필요한 강화플라스틱 등 주변 장치의 부피도 획기적으로 줄이는 'i-Lens' 기술을 개발했다.

이에 따라 향후 휴대전화의 두께는 획기적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얇은 휴대전화인 삼성전자의 울트라에디션 6.9(모델명 X820)의 두께는 6.9㎜. 삼성전자는 초박형 패널에 'i-Lens' 기술을 접목하면 휴대전화의 두께를 최소 5㎜까지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 LCD총괄 주영비 부장은 "기존 LCD 모듈과 강화플라스틱 사이에는 2-3㎜ 정도의 틈이 있었는데 'i-Lens' 기술을 적용하면 이 틈이 제거된다"며 "LCD 패널의 초슬림화 추세에 따라 앞으로 휴대전화도 더욱 얇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LCD, OLED와도 한판승부 = LCD가 1㎜ 안팎으로 얇아지면서 초슬림을 자랑해온 OLED와의 두께 격차는 사실상 무의미해지고 있다.

OLED 업계 1위인 삼성SDI가 내년 1.4분기 출시하는 휴대전화용 OLED의 두께는 스탠더드형이 1.26mm, 슬림형이 0.97mm로, 삼성전자의 초슬림 LCD보다 오히려 두껍다.

물론 삼성SDI는 이미 0.6mm 두께의 OLED 제품 개발을 완료한 상태여서 초슬림 LCD 제품 출시에 맞서 적기 대응 태세를 갖추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휴대전화용 디스플레이 시장은 두께보다는 결국 LCD 진영의 고화질 확보 여부와 OLED 진영의 가격 경쟁력 확보 여부에 따라 향배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LCD는 OLED에 비해 색재현력이 80% 수준에 불과하고 명암비도 크게 떨어지지만 양산및 원가 경쟁력 측면에서는 크게 앞서있기 때문이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는 세계 휴대전화용 디스플레이시장 규모가 올해 11억5천만대에서 내년 13억5천만대, 2008년 15억1천만대, 2010년 17억8천만대로 꾸준히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강영두 기자 k02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