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이집트의 나일강 수질개선 사업에 참여한다.

이치범 환경부 장관은 13일 이집트 중앙정부 청사에서 양국 간 환경협력약정(MOU)을 체결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도 수질오염 방지와 폐기물 처리 분야에서 최상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집트 정부가 요청할 경우 깨끗한 나일강 만들기 사업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향후의 구체적인 사업 방향과 관련, 한국의 전문가들을 파견해 나일강의 정확한 오염실태와 오염원을 조사한 뒤 두 나라가 협력해 체계적인 수질개선 대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집트의 한 신문은 최근 상수원인 나일강의 오염으로 해마다 9만명이 사망한다고 보도할 만큼 반만년 넘게 이집트의 생명줄 역할을 해 온 나일강이 공장 등에서 배출되는 각종 오염물질이 그대로 유입돼 `죽음의 강'이 돼 가고 있다.

이 때문에 이집트 정부는 나일강 수질 개선 프로젝트에 선진기술을 갖고 있는 외국의 참여를 희망하고 있다.

이 장관은 또 "한국은 올해 5월 운행 중인 CNG(압축 천연가스) 버스가 1만 대를 돌파할 정도로 풍부한 CNG 차량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며 CNG 버스 분야에서 두 나라가 협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집트는 노후차량과 경유차량이 많아 대기질이 크게 악화돼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이집트 정부는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50대의 CNG 버스를 최초로 도입하는 등 CNG 차량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편 이 장관과 메기드 조지 이집트 환경장관은 이날 양국 간 환경장관 회의를 열어 나일강 수질 개선, CNG 버스 기술 이전, 오ㆍ폐수 정화, 유해폐기물 처리, 대기오염 저감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한 뒤 협력약정을 체결했다.

신부남 환경부 국제협력관은 "아프리카 지역 국가와 환경협력협정을 맺은 것은 이집트가 처음"이라며 "우리나라 환경기술과 환경친화적 제품의 아프리카 시장 접근이 확대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케냐 나이로비에서 열리는 제12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 밤 이집트를 떠났다.

(카이로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parks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