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 청와대 사회정책비서관이 지난 6일 한국은행을 방문,이성태 총재를 면담한 것으로 확인됐다.

청와대 비서관이 한은 총재를 만난 것 자체가 이례적인 데다 집값을 잡으려면 한은이 콜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시점에 이뤄진 것이어서 김 비서관이 이 총재에게 어떤 이야기를 전달했는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 비서관은 이에 대해 "금리정책과 관련한 특별한 얘기는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경제비서관으로 있을 때 한은 사람들과 같이 있다 보니 친해지게 됐다"며 "사적인 차원에서 한은을 방문한 것뿐이며 금리인상론이 나온 시기와 겹친 것은 오비이락"이라고 7일 해명했다.

집값을 안정시키기 위해 콜금리 인상이나 총액대출 규제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것을 요구했다는 루머에 대해서도 "이 자리(사회정책비서관)가 그런 얘기를 할 위치에 있지도 않다"며 부인했다.

그는 도시빈민운동가 출신으로 10·29대책 8·31대책 등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 수립에 핵심적 역할을 해왔으며 최근엔 한 대학 강연에서 "금융은 집값 불안을 야기하는 악의 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 비서관의 한은 방문 사실이 채권시장에 알려지면서 금리가 다시 오름세로 급반전하자 이승일 한은 부총재가 진화에 나섰다.

그는 "부동산이 한은의 관심 사항인 것은 분명하지만 부동산만 보고 통화정책을 펴기는 어려우며,포괄적으로 보고 통화정책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부총재의 발언은 집값을 잡기 위한 금리인상론을 사실상 부인한 것으로 시장에서 해석되면서 금리는 안정을 되찾았다.

김 비서관의 해명과 이 부총재의 금리인상설을 부인하는 듯한 발언에도 불구하고 김 비서관의 진짜 방문 목적에 대한 궁금증은 여전히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청와대 비서관의 한은 총재 방문을 사적인 차원의 만남으로 보기에는 뭔가 어색하고 격이 맞지 않는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현승윤·이심기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