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에서 근무하는 북한 근로자들이 임금 대부분을 현금 대신 생필품으로 지급받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동안 정부는 개성공단 근로자들이 임금을 배급표와 북한 원화로 받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었으나 구체적인 현금 흐름이 드러난 것은 처음이다.

통일부는 외국에서 생필품을 수입해 개성공단 근로자에게 판매한다는 한국계 호주인 송용등씨(66)와의 면담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7일 밝혔다.

호주에서 무역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송씨는 개성시 인민위원회 산하의 송악산무역회사와 51 대 49의 비율로 지난해 1월 합영회사 '고려상업합영회사'를 설립했다.

통일부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북측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총국)이 입주기업들로부터 근로자들의 임금을 수거하면 고려상업합영회사가 이 돈 중 일부를 건네받아 쌀과 밀가루 등 생필품 위주로 120여품목을 수입한다.

공단 근로자들은 총국에서 구매 가능 액수가 적힌 영수증을 받아 이 물품을 구입한다.

통일부는 송씨가 제시한 영업허가증과 장부를 근거로 그의 주장이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