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달의 첫 출발은 상큼했다. 코스피 지수가 이틀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종가 기준으로는 처음으로 북한의 핵실험 선언 이전 지수대를 완전히 회복했다. 지난 5월의 급락세 이후 진행되고 있는 반등 국면에서도 최고치를 기록했다.

▲낮은 체감지수

그러나 17일째 계속되고 있는 외국인의 매도세가 체감지수를 낮추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일 키움증권은 "북한 핵실험 이전 수준으로 회복세를 보였지만 코스피 대비 상대수익률이 높은 업종은 건설 및 철강금속, 의약품 정도에 불과하다"면서 "전기전자 업종에 대한 외국인의 매도가 전일까지 17일째 이어지고 있고 누적 순매도 금액만 1조5641억원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올해 외국인들은 지난 3월 21일동안 전기전자 업종에 대한 순매도를 기록한 바 있어, 이 기록이 깨질지 관심거리다.

▲1400 포인트..프로그램 매수 '절실'

키움 김형렬 연구원은 "북한의 6자회담 복귀만으로 불안 요인이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환율하락과 매수차익잔고에 대한 부담이 현 증시의 저해 요인"이라고 말했다.

국내 증시가 1400 포인트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프로그램을 포함한 수급의 도움이 절실하다는 얘기다.

김 연구원은 "3조원을 넘어선 매수차익잔고의 수준을 감안하면 탄력적인 상승 시도에 대한 기대치가 약화된 상태이기 때문에 최근 시장을 선도했던 조선업종과 건설업종 등 모멘텀 플레이가 가능한 업종으로 관심을 제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굿모닝신한증권도 외국인 매도의 해결 여부를 박스권 탈출의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국내 증시가 당면하고 있는 최대 현안은 IT주에 집중되고 있는 외국인들의 지속적인 매도세로 판단. 따라서 북핵 문제가 장기적인 과제라면 외국인 매도에 따른 수급 문제는 발등의 불인 셈이다.

굿모닝 김중현 연구원은 "최근 비추세 등락국면을 이어가고 있는 국내 증시가 본격적으로 박스권을 벗어나 상승탄력을 높여 나가기 위해서는 IT주에 대한 외국인의 시각 변화 여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중형주 그리고 옐로우칩 위주 선별 대응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소식으로 단기적으로 코스피가 박스권을 상향 돌파하는 호재로 작용할 수도 있으나 지금의 주가 상승을 연말 랠리의 출발로 보기에는 다소 이른 감이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증권 황금단 연구원은 "당장 미국 증시가 기술적 부담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국내 시장에 부담을 안겨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다음 주로 다가온 옵션 만기 또한 수급상 증시를 한 차례 흔들어 놓을 여지를 내포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940원 아래로 떨어진 원-달러 환율을 간과하기 어렵다는 견해를 밝혔다.

황 연구원은 연말 랠리에 성공해 지수가 1400선을 의미 있게 돌파하기 위해서는 시장 내부의 과제를 우선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IT의 이익 가시성 확보와 수급 여건의 안정이 바로 그것이다. IT의 경우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지만 점차 시간일 지날수록 일정한 컨센서스를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

황 연구원은 "단기 지수 흐름과는 별개로 주가가 밀릴 때 매수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며 "이 때 실적이 뒷받침되는 중형주 및 옐로우칩을 포트폴리오의 중심에 두는 자세가 바람직할 것"이라고 권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