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금리와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다소나마 해소된 데 힘입어 주식시장이 해외 증시와 더불어 기운찬 상승세를 보인 한 주가 지나갔다.

증시 전문가들은 프로그램 매물의 방향성, 그리고 내주 예정된 대형 이벤트 등으로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지적하면서도 이런 긍정적 장세흐름이 근본적으로 뒤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

◆ 유가증권시장 = 이번 주 코스피지수는 전 주말 1,330선 아래에서 출발한 뒤 1,356.67로 마감, 2% 상승률을 기록하며 한 주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기술적으로 1차 저항선으로 여겨졌던 1,330선에서의 지루한 공방전을 끝냈을 뿐 아니라 매물 밀집구간으로 돌파에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됐던 1,350대에도 안착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는 게 증권가의 대체적 평가다.

하지만 수급에 대한 우려는 상승추세에 대한 신뢰감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연거푸 이뤄낸 저항선 돌파의 주동력이 투자 주체들의 낙관적 전망에 기댄 매수세라기보다 선물시세의 흐름에 연동된 프로그램 매매에 의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이미 매수차익잔고는 2조2천억원대로 사상 최고수준을 보이면서 9월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을 앞두고 매물화 우려를 낳고 있는 형편이다.

내주에 예정된 주요 이벤트들 역시 변동성 확대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할 변수다.

오는 7일에는 한국의 FTSE지수 선진시장 편입여부에 대한 결론과 금융통화위원회가, 8일에는 일본증시와 엔화 약세의 지속여부를 판가름할 일본 금융정책회의가 각각 예정돼있기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그러나 시각을 넓혀보면 코스피지수의 1,300대 안착은 프로그램 매수세 등 일시적 요인보다 대외적으로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의 해소 분위기, 대내적으로는 주식형 펀드로의 꾸준한 자금유입과 경기 및 기업실적에 대한 우려 완화 등이 바탕이 됐다는 점을 강조하며 일시적 충격이 상승흐름을 끊을 가능성은 낮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동양종금증권 김주형 애널리스트는 "매수차익거래 잔고 증가세와 급등한 선도주에 대한 이익실현욕구 등 부담요인이 있지만 통화정책의 불확실성 완화에 이어 완만한 경기둔화와 이익모멘텀 개선의 조합이 긍정적 주가흐름을 유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리고 전문가들은 최근의 시세흐름을 선도하고 있는 IT주 중심의 접근을 권유하고 있다.

대우증권 이경수 애널리스트는 "내년 업황회복 기대감이 반영될 IT주와 정책리스크에 따른 조정이 마무리된 제약주 등에 대한 접근이 유효하다"고 전망했고 동양종금증권 김 애널리스트는 "이익모멘텀 개선이 앞서고 상대적으로 양호한 여건을 갖춘 IT와 자동차업종이 유망하다"고 내다봤다.

◆ 코스닥시장 = 장기간 바닥을 다져온 코스닥시장은 이번 주 4일 연속 상승세를 시현하며 한 주간 3.83% 오른 577.73으로 마감, 1개월 반만에 570선을 회복하는 강한 흐름을 보였다.

이번 주 시장에서 두드러졌던 것은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의 완화와 투자심리의 회복에 힘입어 대형주로 쏠렸던 매기가 코스닥시장의 중소형주로 점차 확산되는 현상이 나타났다는 점이다.

와이브로와 IPTV(인터넷TV) 등 신통신서비스의 개시와 IT 경기 회복 기대감에 관련 테마주와 IT 장비.부품주들이 들썩이며 상승 분위기를 이끌었다.

수급상으로는 코스닥시장에 대해 오랫동안 관망세를 유지해온 기관 투자자들이 한주 내내 순매수 기조를 유지하며 시장에 상승 동력을 제공했다.

다음 주도 증시 전반의 유동성 확대와 함께 낙폭 과대 종목들을 중심으로 유가증권시장과 벌어진 가격 격차를 메우는 과정이 진행될 것이라는 게 시장 전문가들은 대체적 관측이다.

빠른 반등의 결과로 단기 숨고르기가 나타날 가능성은 있지만 오랜 소외로 인해 나타난 상대적 가격 메리트, 기관투자자들의 비중 재확대 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대우증권 신동민 애널리스트는 "기관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대형주로 쏠렸던 매기가 중소형주로 확산되는 분위기"라며 "조선기자재, 자동차 부품주, 와이브로 및 IPTV 수혜가 기대되는 개별 종목군과 매물 소화 과정을 거친 신규 상장종목들에 대한 관심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테마주의 경우 개인이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어 강한 흐름이 장기간 지속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하반기 이익개선이 기대되는 종목들에 대한 관심을 높여갈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이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