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륙운하' 탐방 착수..대선행보 본격화

한나라당 유력 대선주자 중 한명인 이명박(李明博) 전 서울시장은 17일 "현재 지도층이 이념적 갈등을 만들어서 정치적 이익을 노리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이날 내년 대선후보 경선의 '제1공약'으로 준비하고 있는 '내륙운하'의 탐방 출발지인 부산 낙동강 하구언 을숙도공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지도자는 갈등을 만들기보다는 통합과 화합을 이루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특히 "우리 사회는 더이상 좌파를 용납하는 사회가 아니다"면서 "우리나라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민주주의라는 국가정체성을 갖고 있고 이에 대해서는 절대 흔들려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장 재직당시 현 정부의 이념성향 등에 대한 비판을 자제해 왔던 이 전 시장의 이같은 언급에 대해 본격적인 대선행보에 들어가면서 보수표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그는 이어 "현재의 지역갈등은 지역불균형으로 인한 측면이 있고 정치적인 이유도 내재돼 있다"면서 "서민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모든 정책의 중심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또 차기 대선주자들이 일제히 탈정치, 탈노선을 강조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말로 하는 실용주의와 행동하는 실용주의는 다른 것 아니냐"며 은근히 차별화를 강조했다.

그는 "내륙운하가 지금까지 건설되지 못한 것은 지도자의 추진력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이 사업이 이뤄지면 한반도의 위상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전 시장은 "내륙운하 구상을 대선 공약으로만 보지 말아달라"며 정치적 해석을 경계하면서 "기업에 몸담고 있을 때부터 생각하고 있던 것으로 다음에 누가 집권하든 차기정권에서는 반드시 실현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내륙운하는 한강과 낙동강을 잇는 '경부운하'와 금강과 영산강을 연결하는 '호 남운하'를 건설하는 초대형 사업으로, 건설업체 최고경영자(CEO) 출신의 이 전 시장 이 90년대 국회의원 시절부터 구상해온 '한국판 뉴딜정책'이다.

이 전 시장의 내륙운하 탐방은 이날부터 3박4일간 진행되는 경부운하 현장 답사로 시작해 다음달에는 호남운하 건설 예정지를 둘러보는 수순으로 진행된다.

그는 이번 탐방에서 낙동강과 한강 유역을 쉴새없이 이동하면서 도보 또는 보트를 타고 수심, 유속, 수질, 지형 등 내륙운하 건설 구상에 필요한 현장조사를 할 예정이며 운하 건설예정지의 지방자치단체장, 지방의회 의원, 주민들과 수시로 간담회를 갖고 내륙운하로 인한 지역경제 활성화 등의 효과를 적극 알리기로 했다.

이 전 시장은 특히 세차례의 숙박을 마을회관, 민박, 텐트야영 등으로 해결하면서 '서민형 대선주자'의 면모도 부각시킨다는 계획이다.

(부산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