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대표는 외부 행사에 잘 나서지 않아 '샤이하다'는 말을 듣기도 하지만 사내에서는 공격적인 경영 스타일로 정평이 났다.

치밀하게 계획을 세우고나서 과감하게 밀어붙이는,장수로 치면 '지장(智將)'과 '용장(勇將)'의 조합형이라고나 할까.

거침없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앞장서서 직원들을 독려하는 경영자다.

나 대표의 이런 경영 스타일 때문에 지난해 초 그가 네오위즈 대표로 복귀했을 때 업계에서는 "네오위즈가 공격적으로 투자하기 시작할 것"이란 전망이 나돌았다.

예상은 그대로 맞아떨어졌다.

군 복무 등으로 3년간 회사를 떠나 있었던 나 대표는 복귀하자마자 게임산업에 힘을 집중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나 대표는 최근 넥슨 사장을 지낸 서원일씨를 영입했다.

이에 앞서 정상원 전 넥슨 사장을 본부장으로 영입했고,'리니지' 개발자 송재경 사장이 설립한 XL게임즈와 제휴,미국 EA와 온라인 축구게임 '피파온라인'을 함께 개발했다.

올해 들어서는 '해외 진출 원년'을 선언하고 첫 번째 타깃인 일본에 상주하고 있다.

나 대표가 사업 확장과 비전 제시 역할을 한다면 박진환 대표는 조직을 추스르고 직원들을 독려하는 일을 담당한다.

장수로 치면 '덕장(德將)'에 가깝다.

국내사업을 총괄하는 박 대표는 직원들과 허물없이 대화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의 집무실에는 '사장실' 대신 '사랑방'이란 팻말이 붙어 있다.

박 대표는 "문을 활짝 열어 놓아도 직원들이 사장실 들어오는 것을 불편해 하더라고요.

그래서 차를 마시며 대화할 수 있는 사랑방으로 만들었지요"라고 설명한다.

그의 집무실은 말 그대로 사랑방이다.

의자가 아니라 바닥에 앉는다.

직접 산에서 채취한 잎을 우려낸 녹차를 마실 수 있다.

벼루와 먹도 있고 바둑판도 준비돼 있다.

박 대표는 직원들과 함께 공연 관람하길 좋아한다.

속내를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엔 최적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는 한 달에 적어도 5~7회는 영화 연극 전시회 등을 관람하려고 노력한다.

또 웬만하면 직원들과 함께 간다.

네오위즈의 경영 시스템은 지난해 큰 변화를 겪었다.

창업자 중 한 사람인 장병규씨가 첫눈을 설립해 독립했기 때문이다.

이후 나 대표 주도로 게임사업을 확장하다가 올해 들어 다시 체제를 바꿨다.

박진환 사장을 각자대표로 임명해 국내사업을 총괄하게 하고 나 대표는 해외사업을 맡아 전념하기로 했다.

네오위즈는 이에 대해 "나 대표가 끌고 박 대표가 미는 체제"라고 말한다.

두 대표가 역할을 분담해 게임사업을 확장하고 해외시장을 개척하게 된다는 얘기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