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 찬스가 나면 욕심을 부리겠다"

2006년 독일월드컵을 마친 뒤 4주간의 휴식을 마친 박지성(25.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2006-2007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개막을 앞두고 골 욕심에 대한 강한 의욕을 밝혔다.

박지성은 23일 낮 인천공항에서 가진 출국 인터뷰에서 "지난 시즌 어시스트 위주의 플레이를 펼쳤지만 올 시즌에는 찬스가 오면 골 욕심을 부리겠다"며 "골은 지난 시즌보다 몇 배를 더 넣어야 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박지성은 또 설기현(27.레딩)과 맞대결을 앞두고 "(이)영표 형과는 서로 뺏기고 뺏어야 하는 포지션이지만 (설)기현 형은 공격수라서 부담감이 덜 하다"고 웃음을 지었다.

다음은 박지성과 일문일답.

-쉬는 동안 무엇을 했나.

▲아직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쉬는 동안 휴식과 함께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지인들을 만나는 데 시간을 많이 썼다.

월드컵을 마치고 4주간 쉬었는 데 첫 2주는 운동하고 담쌓고 아무 것도 안 했다.

2주 전부터 기초 체력운동 위주로 몸을 만들었다.

--새로운 매니지먼트사(JS리미티드)를 만나게 되는 데.

▲나를 위해 모이고 나만을 위해 일할 사람들이어서 훨씬 더 좋은 조건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제 운동에만 전념해서 좋은 모습을 유지하면 된다.

--독일월드컵을 끝내고 남는 아쉬움은.

▲16강에 오르지 못했던 게 가장 아쉽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에서 원정 첫 승과 함께 원정 월드컵에서도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게 수확이다.

코칭스태프에 대한 아쉬움은 없다.

대표팀은 경기장에서 모든 것을 보여줬다.

다만 능력 이상의 것을 보여주지 못한 게 아쉬울 따름이다.

전체적으로 한국 축구는 더 많이 발전해야 하며 발전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이적설이 돌았는 데.


▲내가 축구 천재가 아닌 이상 항상 비난은 있게 마련이다.

그동안 비슷한 상황은 물론 더 안 좋은 상황도 경험해 봤다.

그런 상황에 연연해하지 않고 그라운드에서 팬들의 비난이 옳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올 시즌 목표는.

▲지난 시즌보다 더 나은 경기력과 경기결과를 보여줘야 한다.

지금까지 보여줬던 게 나의 한계일 수도 있지만 축구선수로 잘하기 위해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개인적으로 두 번째 시즌이 더 중요하다.

이번 시즌에서 얼마나 보여주는냐에 따라 팀 내 입지가 결정될 것이다.

--주전경쟁이 심해질 텐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가기로 결정했을 때부터 각오했던 일이다.

맨유는 매년 같은 포지션에서 우수한 선수들을 끌어 모으는 팀이다.

라이벌을 생각하기에 앞서 감독의 전술을 그라운드에서 얼마나 잘 소화하느냐가 주전확보를 가늠하게 될 것이다.

--새 시즌의 목표는.

▲당연히 리그 우승이다.

과정 뿐 아니라 결과도 중요한 만큼 지난 시즌보다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야 한다.

개인적으로 골은 몇 배가 더 많아져야 한다.

많은 팬들이 골을 원하고 나 역시 골을 넣고 싶다.

어시스트 위주의 플레이보다는 찬스가 오면 욕심을 부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보완해야 할 점은.

▲20대 중반의 나이에 기술적인 진보가 얼마나 더 있을지 모르겠지만 체력적인 면에서 더 키워야 한다.

몸싸움에서 이기지는 못해도 지지는 말아야 하는 만큼 파워를 키워야 한다.

--설기현과 맞대결에 대한 느낌은.

▲(이)영표 현보다는 부담이 덜 할 것 같다.

영표형과는 서로 맞붙어서 볼을 뺏어야 하는 포지션이지만 (설)기현 형은 공격수라서 그럴 일이 적을 것이다.

(설)기현 형은 나보다 일찍 영국리그에 진출했고, 경기를 해본 팀 동료가 좋은 선수라고 얘기한 만큼 잘 적응할 것이다.

--월드컵 이후 해외진출 선수가 많지 않은 데.

▲가장 큰 문제는 어린 선수들이 군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던 점이다.

2002년에 비해 젊은 선수들이 능력을 발휘할 기회가 적었다.

개개인이 조금씩 더 발전을 해서 다음 월드컵에서 더 좋은 기량을 보여준다면 해외진출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결혼 등 개인적인 인생설계는.

▲아직 여자를 만날 기회가 없었다.

(웃음) 축구로 발전하는 게 더 빠르겠다고 생각해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

하지만 좋은 사람과 만나서 결혼하는 게 축구 외적인 일에서는 가장 중요하다.

아직 만나는 여자는 없다.

(영종도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