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스트라이커' 박주영(20.FC서울)이 올 하반기 득점포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박주영은 22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 2006 삼성하우젠컵 11차전 홈경기에서 후반 36분 천금 같은 결승골을 폭발시켜 1-0 승리를 이끌었다.

2006 독일월드컵축구에서 이렇다할 활약을 하지 못한 채 돌아와 심적 부담을 쉽게 털어내지 못하는 듯 보였지만 이날 월드컵 이후 첫 골을 터트리며 하반기 대활약을 예고했다.

박주영이 월드컵 이후 K-리그 그라운드를 밟은 것은 이번이 3번째. 지난 15일 전북과 홈경기(4-1 승)에서 후반 31분에 교체 투입돼 14분을 뛰었으며 19일 울산과 원정경기(1-0 승)에서는 후반 15분 투입돼 30분을 뛰었다.

컨디션도 괜찮았고 체력도 문제 없었지만 연속으로 선발에서 제외되며 경기를 제대로 못 뛰지 못한 것은 월드컵이라는 큰 대회를 겪으면서 심리적으로 위축돼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부담을 없애주려는 이장수 감독의 배려였다.

이날도 선발로 나서지 못하고 후반 시작과 함께 정조국과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은 박주영은 월드컵에 대한 기억을 모두 잊었는지 활발한 몸놀림을 보이며 김은중, 히칼도와 함께 상대 수비진을 교란시켰다.

박주영은 일단 후반 31분 기회를 잡았다.

미드필드부터 단독으로 드리블을 하던 박주영은 상대 골키퍼까지 젖힌 뒤 골문 왼쪽에서 슛을 날렸지만 이를 인천 수비수 최병도가 막아내 아쉬움을 달랠 수밖에 없었다.

완벽한 찬스를 놓친 박주영은 5분 뒤인 후반 36분 기어이 골을 집어넣었다.

박주영은 히칼도가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문전 오른쪽 앞에서 곽태휘가 헤딩으로 떨어뜨려주자 왼발 터닝슛으로 골 그물을 출렁였다.

팀으로서도 박주영의 결승골은 매우 값졌다.

이번 대회 우승을 노리는 FC 서울은 이날 승리로 이번 대회에서 8승2무1패(승점 26)를 기록, 6년 만에 K-리그 우승을 눈 앞에 두게 됐다.

박주영은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월드컵 이후에도 컨디션에는 문제가 전혀 없었다.

감독님이 뛰게 해주면 열심히 하려고 생각했다"며 "선수들이 많이 도와줘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이날 제주 유나이티드가 홈에서 성남 일화를 꺾으며 추격해 온 것에 대해서는 "상대를 신경쓰기보다는 우리가 더 열심히 경기를 펼쳐 반드시 우승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성민 기자 min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