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가 20일 2.4분기 영업실적을 공개했다.

시장 예상치에는 다소 못 미치는 수준이었으나 전문가들은 연결기준 실적이 양호하게 나타난 점과 시장의 기대치가 높아졌던 점, 부진한 메모리 시황 등을 감안할 때 나쁘지 않은 실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하반기 실적은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에 맞춰 상반기보다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날 오전 11시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하이닉스는 시장 반등에 맞춰 전날보다 800원(2.62%) 오른 3만1천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 2.4분기 영업이익 예상치 하회 = 하이닉스는 이날 2.4분기 본사기준 매출액이 1조5천775억원, 영업이익이 3천23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연합뉴스가 전날 국내 7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추정치보다 매출액은 다소 높으나 영업이익은 16.7% 가량 낮은 수치다.

증시 전문가들은 그러나 내용면에서는 양호한 실적이었다며 실망할 이유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우리투자증권 박영주 애널리스트는 "1.4분기 중 급격한 판가 하락으로 인해 지사들의 시장판매가가 본사 출하가보다 낮아 운영비 등을 확보하지 못한 탓에 2.4분기 중 본사 출하가는 낮추고 지사들은 시장가로 판매해 운영비와 이익을 확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우증권 정창원 애널리스트도 "회계상의 문제로 본사기준 영업이익이 기대치에 못 미쳤으나 해외자회사를 포함한 연결기준 실적이 양호하게 나타났다"며 "또 높아진 시장 기대치에는 다소 못 미쳤지만 메모리 시황과 IT업체들의 부진을 고려할 때 매우 양호한 실적"이라고 평가했다.

정 애널리스트는 특히 "하이닉스의 플래시메모리 비트 증가율이 80%에 달해 17%에 불과한 삼성전자 등 경쟁사에 비해 크게 급증했다"며 "하이닉스의 시장점유율이 계속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CJ투자증권 이민희 애널리스트 역시 "예상 수준의 양호한 실적을 기록한 연결기준 실적과 충당금 등 영업외 비용을 고려할 때 긍정적인 실적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 하반기 회복 기대..주가 반등은 제한적 = 하이닉스의 하반기 실적은 계절적인 수요 증가 등을 고려할 때 상반기보다 우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D램 업황이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며 낸드플래시도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우리증권 박 애널리스트는 "D램과 낸드플래시의 경쟁력 제고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고 업황도 비교적 양호할 것으로 예상돼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정 애널리스트도 "2.4분기에 플래시 메모리 출하량이 급증했으나 3.4분기와 4.4분기에도 예상수준의 증가율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해외공장 신규 설비 가동과 공장기술 이전이 예상보다 빨리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낸드플래시 시황 관련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만큼 당분간 주가의 반등 탄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CJ증권 이 애널리스트는 "계절적 요인 등에 힘입어 3.4분기 실적은 2.4분기보다 개선될 것"이라며 "다만 경기사이클이 하락 기조에 있고 낸드플래시의 경우 전체적인 수급상황이 좋지 않아 회복 강도는 그리 세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양종금증권 이문한 애널리스트는 "하이닉스가 급락장에서 비교적 주가가 덜 빠졌고 하반기 낸드플래시 시황과 관련해서도 불확실한 부분이 있어 당분한 탄력적인 주가 반등은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새로운 수요가 확인되는 8월 중순께부터 상승을 시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mihy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