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이 내주에 열리는 통화정책이사회에서 6년여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제로' 수준에서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각료들이 잇따라 금리 인상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다니가키 사다카즈 재무상은 4일 기자들과 만나 "일본은행이 제로금리 기조를 유지해 성장을 부추기고 디플레도 확실히 타개하기 바란다"고 강조, 금리 인상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다니가키 장관 외에도 요사노 가오루 금융·경제재정상과 다케나카 헤이조 총무상,아베 신조 관방장관 등도 3일 이후 이런 저런 톤으로 금리 인상 자제를 촉구하고 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는 "금리 조정은 일본은행이 디플레 추이를 면밀히 추적해 (독자적으로) 판단할 문제"라는 공식적인 입장을 취했지만 그동안 현 시점에서 금리 인상은 '시기상조'라는 견해를 표명해 왔다.

일본은행법은 일본은행 통화정책이사회가 정부의 간섭을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판단해 금리를 조정하도록 보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아베 장관은 오는 13,14일 열리는 통화정책이사회 이전에 정부와 일본은행 간에 회동이 계획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일본은행이 3일 발간한 단기경기관측(일명 단칸) 6월분 보고서는 기업이 계획하는 설비 투자가 지난 16년 사이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조사되는 등 경기가 완연한 상승 국면임을 뒷받침했다.

단칸이 발표된 후 블룸버그통신이 실물경제학자 1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명이 내주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을 점쳤다.

하지만 각료들이 잇달아 '시기상조론'을 들고 나옴에 따라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이 8월로 늦춰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추가 금리 인상도 당초 예상보다 느린 속도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도쿄 도이치증권의 고위 경제전문가 아다치 세이지는 "막대한 부채를 지고 있는 일본 정부로서는 금리 인상이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