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월드컵대회에서 누가 우승컵을 가져갈지는 아직 불확실하지만 경제적 측면에서 보면 이번 월드컵의 진정한 승자는 독일 대표팀과 독일 기업이 될 것 같다.

파이낸셜타임스는 28일 독일 대표팀이 기대 이상의 선전을 하면서 선수들의 몸값이 껑충 뛰었고 독일 스포츠용품 업체 아디다스는 브랜드 인지도와 마케팅에서 라이벌인 미국 나이키를 압도했다고 보도했다.

지금까지 4골을 몰아 넣으며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는 독일의 간판 스트라이커 미로슬라프 클로제는 이번 대회에서 가장 주가를 높인 선수로 꼽힌다.

스포츠 매니지먼트사 관계자는 "클로제의 몸값은 월드컵 직전 1000만유로였지만 지금은 1500만유로(약 181억원)가량 될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스토프 메첼더 등 상당수 독일 선수들도 이미 빅리그 스카우터들의 눈도장을 받았다.

반면 브라질 호나우두나 잉글랜드 웨인 루니는 '잘해야 본전'이고 네덜란드 반 니스텔루이는 부진했다는 평가다.

아디다스도 활짝 웃고 있다.

8강팀 중 가장 많은 3팀(독일 아르헨티나 프랑스)을 후원하고 있기 때문.나이키는 2팀뿐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후원사이기도 한 아디다스는 티셔츠 판매와 공인구 판매로도 재미를 보고 있다.

독일 월드컵 공인구 '팀가이스트'의 판매량은 2002 한·일 월드컵 공인구 '피버노바'보다 150% 이상 늘어난 1500만개에 달할 전망이다.

독일 경제도 월드컵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경제연구소인 이포(Ifo)와 Gfk에 따르면 고유가와 금리 인상 우려에도 불구하고 6월 기업체감지수는 15년 만에,7월 소비자경기신뢰지수는 5년 만에 각각 최대치로 치솟았다.

Gfk는 그러나 "내년부터 부가가치세가 3%포인트 인상된다"며 "월드컵 효과가 실제 구매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옛 동·서독 간 격차가 극명하게 부각된 점은 월드컵 후유증으로 남게 될 전망이다.

월드컵 개최 도시 12곳 중 11곳이 옛 서독 지역이고 월드컵 본선 참가팀 32개 중 30곳이 옛 서독 지역에 베이스캠프를 차린 것.옛 동독지역에선 "이번 월드컵은 서독만의 잔치"라는 푸념이 나오고 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