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들이 토고를 상대로 독일월드컵 첫 승리 사냥에 나선 13일 밤 전국은 `대∼한민국'을 외치는 함성으로 가득했다.

경기 시작 5-6시간 전부터 시민들이 거리응원장소로 몰려들기 시작, 오후 9시께 전국 240여개 지역에서 70여만명(경찰 추산)이 모였으며 경기 시각(오후 10시)이 다가오면서 응원객은 급속히 늘고 있다.

경찰은 일반 경관 4천200여명과 전ㆍ의경 85개 중대를 비롯한 대규모 인력을 이들 지역에 집중 배치, 안전사고에 대비하고 있다.

서울 도심 응원전에는 시청 앞 서울광장 15만명, 도시철도 광화문역 사거리 15만명, 청계광장 1만명 등 도합 30여만명의 시민들이 속속 집결, 4년 전 한일월드컵 당시의 열기를 재현했다.

이날 저녁 경기 전 행사로 응원곡 공연과 월드컵 특집방송이 진행된 서울광장에는 15만명의 군중이 광장을 4등분해 앉아 질서정연한 응원전에 들어갔다.

서울광장 일대에 사람들이 발 디딜 틈 없이 들어차자 주최측과 경찰은 인근 지역 차량 통행을 전면 통제했으며 지하철 시청역의 서울광장 및 광화문 방면 출입구도 모두 폐쇄했다.

대형 전광판 4대가 설치된 상암동 서울월드컵 경기장에는 오후 7시부터 열린 윤도현밴드, 싸이, 세븐, 태진아, 노라조, 임형주 등 인기 가수들이 출연하는 응원쇼를 보기 위해 2만7천명이 몰려들었고 오후 8시 30분에는 인파가 6만명으로 늘었다.

하반신 마비로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이원근(63)씨는 "몸은 불편하지만 한국팀 승리의 기쁨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느끼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

3살 난 아들과 함께 부부 동반으로 응원을 나온 반창화(33)씨는 "집 근처에 월드컵 경기장이 있어서 가족들과 함께 놀러왔다"며 "오늘 우리나라가 꼭 이길 것"이라고 흥분과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과 야구장 등에서 대규모 응원전이 벌어진 송파구 잠실동 일대는 토고전을 앞두고 온통 붉은색 티셔츠와 뿔 모양의 야광 머리띠를 두른 시민들 2만6천명이 몰렸다.

한국인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서울을 방문했다는 프랑스인 피에르 루이스-라소너씨는 태극기를 온몸에 두르고 `대~한민국'을 목이 터져라 외쳐 눈길을 끌었다.

그는 "프랑스 대 한국전에서는 물론 프랑스를 응원하겠지만 오늘은 한국인이 되고 싶다"며 "토고는 감독도 없으니 한국이 이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 강남구 봉은사에서는 이날 저녁 `COREA'라고 쓴 두건을 두른 붉은 옷차림의 풍물단 30여명이 사물놀이 공연을 벌이고 인근 코엑스로 행진을 벌였다.

이날 많은 시민들이 거리응원에 나서거나 직장 동료 등과 함께 경기 생중계를 단체로 시청하기 위해 귀가를 미뤄 서울 시내 대부분 지역은 교통 소통이 원활했다.

그러나 대규모 응원전이 열려 차량 통행이 통제된 서울 도심 지역은 우회로로 차량들이 몰리면서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서울=연합뉴스) solatid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