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올빼미'ㆍ`월드컵 특수' 재연…"한달 동안 축구만 볼 듯"

2006 독일월드컵 개막 경기가 치러지고 토고와의 결전의 날이 임박하면서 국내 월드컵 열기가 한층 뜨거워지고 있다.

많은 시민들은 태극 전사들이 13일 토고전을 시작으로 19일 프랑스전, 24일 스위스전에서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재현해 주길 바라며 지난 월드컵에서 선보인 `붉은 물결' 응원전을 다시 펼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한국 경기가 늦은 밤이나 새벽에 열리게 돼 `월드컵 올빼미족'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유흥주점과 의류 등 관련업계는 `월드컵 특수'를 놓치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11일 경찰과 산업계에 따르면 열두번째 선수로 불리는 `붉은 악마'는 한국 경기가 있는 날마다 광화문 대형 전광판 앞에서 응원을 펼치고 시청 앞 광장과 청계천 일대서도 밤샘 응원을 계획중이다.

상암동 서울월드컵 경기장과 잠실야구장에서도 토고전이 열리는 날 우리 태극 전사들의 승리를 기원하며 단체 응원전이 펼쳐진다.

반면 2002 한일 월드컵 때와 달리 호텔이나 쇼핑몰, 프랜차이즈 업계 등 대규모 장소에서의 집단 응원은 보기는 다소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대형 TV 등을 통한 야외에서의 월드컵 집단 시청에 대해 승인을 얻도록 했고 한국방송협회는 중계료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호텔이나 여행사, 쇼핑몰, 프랜차이즈 업계 등이 중계를 포기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제약도 한층 달궈진 월드컵 열기를 식히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한국 경기가 주로 밤이나 새벽에 열리지만 6월 한달 동안 재미있는 경기를 놓치지 않으려는 축구 팬들은 `월드컵 올빼미'가 되는 것을 마다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출근길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졸음을 참지 못하는 직장인이 늘어나고 책상에 엎드려 졸거나 상사 몰래 휴게실 등에서 모자란 잠을 보충하는 사례가 빈번해질 것으로 보인다.

가족이나 친구끼리 모여 앉아 새벽 축구 경기를 관람하는 기회가 많아질 것으로예상돼 야식업체들을 들뜨게 하고 있다.

새벽 경기가 많아 업무 장애가 예상되자 일부 기업체는 새벽 4시 경기가 열리는 프랑스전과 스위스전 당일 출근 시간을 새벽 4시로 변경, 회사에서 직원들이 함께 응원하고 오후 1∼2시께 퇴근하도록 방침을 정한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축구 관전의 흥미를 배가시키기 위해 소액의 현금을 걸고 개인간 내기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온ㆍ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우승팀, 승패, 예상 득점 등을 맞추는 각종 `월드컵 로또'가 넘쳐나고 체육복권인 `스포츠 토토'와 월드컵 관련 금융상품이 상종가를 치고 있다.

축구팬인 이모(40)씨는 "득점을 예상하고 축구를 보면 재미가 더할 것 같아 스포츠 토토도 해보고 있다"며 "밤이나 새벽에 경기가 많아 직장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을까 걱정되지만 그래도 한달 동안은 매일 축구만 볼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k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