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전히 태극전사들을 믿는다"

딕 아드보카트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독일 쾰른 입성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치른 가나와 평가전에서 뜻밖의 1-3 완패를 당했지만 여전히 태극전사들에 대한 강한 확신을 숨기지 않았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5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가나전을 끝내고 공식 기자회견을 마친 뒤 숙소로 돌아가는 버스 앞에서 외신기자들과 가진 스탠딩 인터뷰를 통해 "결과만을 원한다면 소말리아, 리히텐슈타인, 자메이카 등 약체들을 상대할 수도 있었다"며 "이날 가나와 평가전은 연습의 과정이다"고 강조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특히 "나는 여전히 한국 대표팀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다"며 2006독일월드컵을 앞두고 강한 자신감을 표현했다.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전지훈련에 두 차례 치른 평가전에서 1무1패(1골3실점)의 좋지 않은 성적을 거뒀지만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월드컵 본선에 대한 준비과정에 충실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그럼 아드보카트의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아드보카트 감독은 우선 가나전을 끝내고 난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오늘 졌다고 해서 독일에 들어가서 치를 월드컵 본선 경기를 걱정하지는 않는다"며 "플레이의 예리함이 살아나야 할 선수들도 있었다.

남은 기간 예리한 플레이를 최대한 살려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가전은 대표팀의 문제점을 찾아내고 고치는 좋은 기회가 되는 만큼 결과보다는 팀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아드보카트 감독의 속내를 엿볼 수 있는 말이다.

특히 평가전에서 단단히 '예방주사'를 맞고 월드컵 본선에 나서지 않으면 자칫 선수단 분위기가 들떠서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는 감독의 '지도철학'을 내비치는 대목이다.

지난달 14일 본격적인 소집훈련을 시작한 이후 치른 4차례 평가전 상대 중에서 유일하게 독일 월드컵 본선 진출국을 만난 태극전사들 역시 새로운 문제점을 찾아내고 각오를 다지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영표(토튼햄)는 "다 같이 공격하고 수비하는 법을 고민해야 한다"며 상대팀에 대한 철저한 압박에 실패했던 것에 대한 문제점을 제시했다.

이영표는 또 "평가전 패배를 정신적으로 이겨내야 한다.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송종국(수원) 역시 "압박에 나선 선수들의 뒷 공간을 메워줄 커버 플레이를 하지 못했다"며 "오늘 경기에서 드러난 단점을 빨리 보완하고 독일에 가야한다"고 설명했다.

강팀과의 경기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선수들이 직접 깨닫고 보완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는 게 태극전사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거스 히딩크 전 대표팀 감독 역시 월드컵을 앞둔 마지막 평가전에서 '강호' 프랑스를 상대하면서 비록 패했지만 선수들의 자신감을 키우는 계기로 삼았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노르웨이전에 사실상 1.5군 전력을 선발출전시켜 다양한 선수교체를 통해 선수들의 체력과 경기감각을 살렸고, 막강 미드필더진을 보유한 가나전에선 중원압박과 포백(4-back)이 조율에 신경썼다.

또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수비 부담없이 최전방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찬스를 만들어 내도록 했고, 김남일(수원)의 백업 요원 이호(울산)에게 선발출전 기회를 주면서 그동안 부상에 따른 재활훈련으로 떨어진 경기감각을 살려주는 등 아드보카트 감독 나름대로 다양한 실험을 펼쳤다.

이제 독일 월드컵 G조 첫 경기까지 대표팀에게 주어진 일주일. 아드보카트 감독이 태극전사들에 대한 확고한 확신감을 월드컵 본선무대에서 어떻게 살려낼지 축구팬들의 기대감은 높아만 가고 있다.

(글래스고<스코틀랜드>=연합뉴스)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