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1,2위 엇갈려…일부 지역선 득표율 오차범위 넘어

KBS-SBS 컨소시엄 대 MBC의 대결구도로 펼쳐진 방송 3사의 5.31 지방선거 예측조사는 워낙 판세가 뚜렷했던 탓에 적중률이 비교적 높았으나 초박빙 구도를 보인 일부 지역에서는 당선자를 예측하지 못했고 상당수 지역에서 득표율 예측에 다소 문제를 드러냈다.

KBS-SBS 컨소시엄과 MBC 모두 광역단체장 출구조사 결과를 한나라당 11곳, 민주당 2곳, 열린우리당 1곳 승리로 예상하고 대전과 제주는 '경합'으로 분류했다.

특히 끝까지 피말리는 승부를 벌여 관심을 모았던 제주의 경우 MBC는 무소속 김태환 후보 44.0%, 한나라당 현명관 후보 41.5%로 출구조사 결과를 내놓았으나 KBS-SBS는 한나라당 현명관 후보 42.3%, 무소속 김태환 후보 42.1%로 예상해 오차범위 내에서 다소 엇갈린 전망치를 내놓았다.

1일 오전 2시를 막 넘겨 끝난 개표결과에서는 김태환 후보가 42.7%를 얻어 41.1% 득표에 그친 현명관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통계학적으로는 큰 의미가 없지만, 예상 득표율 순위는 MBC 조사결과에 부합한 반면 실제 득표율은 KBS-SBS 조사결과에 더 근접했다.

또 1, 2위간 차이가 워낙 큰 탓에 당선자는 맞혔으나 당선자의 득표율 예측이 오차범위를 벗어난 경우도 상당수 있었다.

대구에서는 개표가 84.4% 진행된 오전 2시23분 현재 김범일 한나라당 후보가 70.5% 득표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MBC는 72.8%(오차범위 ±2.5%)로 예상한 데 비해 KBS-SBS는 63.8%(±2.2%)로 예상해 KBS-SBS의 예측이 오차범위를 벗어날 가능성이 높다.

전북에서는 오전 2시23분 개표율 74.0% 상태에서 김완주 열린우리당 후보가 48.0%를 득표하고 있다.

그러나 MBC는 58.9%(±2.5%)로 예상해 10% 남짓 차이를 보이고 있다.

KBS-SBS의 예상 득표율은 51.2%(±2.2%)였다.

이밖에도 서울, 부산, 인천, 광주, 울산, 경기, 충북, 충남, 전남, 경북 등 상당수 지역에서 방송사의 예상 득표율과 실제 득표율이 표본오차 범위를 넘어서고 있어 신뢰성에 의문을 갖게 한다.

비록 일반 시청자나 유권자들은 별 관심이 없을지 몰라도 예상 득표율이 오차범위를 벗어났다는 것은 통계학적으로는 오차범위 내에서 당선자와 2위가 엇갈린 것보다 더 큰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다시 말해 해당 지역 후보들간 득표차가 컸기에 망정이지 만약 박빙구도였다면 당선자 예측을 틀리게 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이번 지방선거의 경우 판세가 너무나 뚜렷했던 것이 방송사로서는 다행이라 할 수 있다"면서 "만약 박빙지역이 많았더라면 2000년이나 2004년 총선 때와 같이 무더기 오보 사태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 3사는 2000년과 2004년 총선 당시 출구조사 결과를 실제 개표결과와 다르게 발표해 선거방송심의위원회로부터 관련자들이 무더기 징계를 받은 경험이 있다.

(서울연합뉴스) 정 열 기자 passi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