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지역내 6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의 대출을 축소하는 3.30부동산 대책 여파로 법원 경매시장의 6억원 이상 아파트의 인기가 주춤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대출 규제가 없는 6억원 미만의 저가 아파트에는 입찰자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법원경매정보업체 디지털태인은 3.30대책 이후 이달 15일까지 강남, 서초구 등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서울지역 14개구의 6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 법원 경매의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을 조사한 결과 79.93%로 지난달의 92.70%에 비해 12.77% 포인트 떨어졌다고 18일 밝혔다.

3.30대책 이후 낙찰률(입찰 물건수 대비 낙찰건수)도 29.63%에 그쳐 지난달 평균(35.21%)에 비해 5.58% 포인트 떨어졌다.

입찰 경쟁률 역시 하락해 지난달 7.91대 1에서 3.30대책 이후에는 5.38대 1로 크게 낮아졌다.

이는 투기지역내 6억원 이상 고가주택의 연간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연소득의 40%를 넘지 못하도록 대출금액을 제안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법무법인 산하 강은현 실장은 "실제 6억원이 넘는 강남 서초의 한 아파트 입찰을 준비해온 한 고객은 대출 강화로 응찰을 포기했다"며 "자기 자금보다는 대출 의존도가 높은 경매 특성상 3.30대책의 영향이 생각보다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여파로 서울 투기지역내 전체 아파트 낙찰가율도 85.44%로 지난달에 비해 3.85% 떨어졌고, 입찰경쟁률도 5.06대 1로 지난달의 6.24대 1보다 낮아졌다.

반면 같은 기간 서울 비투기지역 아파트의 전체 낙찰가율은 86.48%로 지난 달에 비해 0.96% 포인트 떨어졌지만 투기지역 아파트 낙찰가율을 앞질렀다.

입찰경쟁률 역시 6.71대 1로 지난달(6.24대 1)에 비해 높아져 투기지역 대출 축소에 따른 반사이익을 누렸다.

실제 사례에서도 고가 아파트의 응찰자가 감소한 반면, 저가 아파트에는 사람이 몰리는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 17일 입찰한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 64평형의 경우 16억원짜리 신건에 단 한명만 입찰해 17억1천만원에 낙찰됐다.

이 아파트의 인기와 최근 호가가 20억여원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응찰자가 적었다는 평가다.

반면 저가 아파트에는 입찰자가 몰리고 있다.

17일 최저가 1억8천400만원에 입찰한 하남시 창우동 꿈동산 신안 아파트 32평형은 총 36명이 경합을 벌여 감정가(2억3천만원)의 100%가 넘는 2억4천100만원에 낙찰됐다.

같은 날 입찰한 경기도 광주시 탄벌동 동보아파트 32평형도 최저가 1억1천600만원(감정가 1억4천500만원)에 26명이 몰려 1억4천312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디지털태인 이영진 부장은 "앞으로 소득에 비해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입찰하려는 가수요가 많이 줄어들 것"이라며 "하지만 6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는 매물이 많지않고, 장기대출 등 DTI를 피해갈 방법도 있어 집값 움직임에 따라 또다시 과열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s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