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열린우리당의 서울시장 후보로 유력시되는 강금실(康錦實) 전 법무장관 `때리기'를 본격화하고 있다. 오는 5일 열린우리당에 입당하는 강 전 장관이 사실상 본선티켓을 거머쥔 것으로 판단하고, 서둘러 흠결찾기에 나선 셈이다. 한마디로 강 전 장관이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속에서 `레드 카펫'를 밟으며 서울시장 경쟁무대에 올라서는 일은 막아보겠다는 심산이다. 여기에는 강 전 장관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들을 앞서고 있어 하루빨리 상승세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전략적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 지방선거의 최대 승부처인 서울시장 선거전에서 밀릴 경우 수도권 등 여타 지역 선거전에도 불리한 여건이 조성될 수 있다는 상황인식도 한몫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나라당은 강 전 장관의 인기는 이미지 과대포장에 따른 '거품'이 많아 능력이나 도덕적 측면에서 흠결이 드러날 경우 쉽게 가라앉을 수 있다고 보고, 검증작업을 철저히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강 전 장관에 대한 공세의 포문은 이한구(李漢久) 당 김재록게이트 진상조사단장이 열었다. 정.관.재계에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는 김재록 로비의혹 사건에 고리를 건 것이다. 이 단장은 지난달 31일 "강 전 장관과 김재록씨는 이헌재(李憲宰) 전 경제부총리의 소개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며 "김씨는 강 전 장관이 대표를 맡았던 법무법인 지평이 금융계 및 증권계 일을 수임토록 지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두 사람의 친분 관계에 의구심이 있어 지적한 것일 뿐"이라며 선거전략과 는 무관함을 강조했지만 정치권에서는 강 전 장관에 대한 한나라당 공세의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한나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홍준표(洪準杓) 의원은 1일 SBS라디오 `진중권의 SBS 전망대'에 출연, 강 전 장관의 '시민후보' 전략에 대해 "열린우리당 후보로 나섰으면 당당하게 스스로 주장하던 수도이전, 여당의 수도분할 정책으로 서울시민의 심판을 받는 게 맞다. 시민후보라고 포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당 김재록 게이트 진상조사단원인 이종구(李鍾九) 의원은 2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강 전 장관 부분은 더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며 향후 압박 강도를 높여갈 뜻임을 내비쳤다. 진수희(陳壽姬) 공보담당 원내부대표도 "강 전 장관이 서울시장 후보로 등장한 초기인 만큼 이 정도 인기는 나올 수 있지만 우리가 안이하게 있을 수만은 없다"며 "당내 전략.기획 부문을 중심으로 본격검증 준비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sou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