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일부터 4일까지 해고자 전원 복직과 KTX 여승무원의 정규직화 등을 요구하며 불법파업을 벌여 국민들에게 큰 불편을 끼쳤던 한국철도공사 노조가 지난 22일부터 사실상 재파업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민·형사상 고소·고발 취하와 사내 징계 철회,노·사 협상 재개 등을 요구하며 철도검수원을 중심으로 업무 거부를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28∼29일 이틀 동안 새마을호 등 일반열차와 화물열차 5∼8% 정도가 덜 운행됐다. 이 같은 사태가 계속된다면 다음 주 중반부터는 수도권 전철마저 감축 운행되는 상황으로 악화될 수 있다. ◆차량 검수원 집단 업무 거부 29일 철도공사에 따르면 차량 검수를 담당하는 전국의 차량사업단 조합원 1077명이 집단적으로 업무 거부에 들어갔다. 이날 서울지역의 4개 전동차지부 중 3개 지부(구로 이문 시흥 일부)가 작업 거부에 동참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 22일 서울차량지부(조합원 339명)와 수색차량지부(219명)가 가장 먼저 업무 거부에 들어간 데 이어 부산차량지부(291명)가 24일,청량리지부(229명)가 27일부터 작업 거부 투쟁에 돌입했다. 차량사업단 소속 외 조합원들은 이날부터 정시 출·퇴근 등 준법투쟁에 돌입했다. ◆추가 감축운행 불가피 이에 따라 28일부터 일반열차(하루 22회)와 화물열차(30회)의 감축운행이 시작됐고 다음 주 중반부터는 수도권 전철의 감축 운행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철도공사 관계자는 "정비하지 않고 열차를 운행하면 승객 안전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추가 감축운행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KTX열차는 정상적으로 운행되고 있다. 철도공사는 이에 따라 28일 낮 12시부터 '차량관리원 업무 거부에 따른 철도 특별수송대책'을 마련,상황 종료시까지 시행키로 했다. 철도공사는 또 비상대책인력 외부정비인력 등 150명을 긴급 투입해 차량 정비에 나서고 있다. 작업 거부 조합원 202명에 대한 직위해제 조치를 단행했다. ◆노조 '파업 강도 높일 것' 철도노조는 그러나 30일 대구차량·가야차량분소 작업 거부 돌입,4월1일 야간작업 거부 결의,4월12일 부분 파업 돌입 등을 통해 파업 강도를 높여나갈 예정이어서 상황은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노조의 요구사항은 크게 △노·사 협상 재개 △민·형사상 고소고발 취하 △무노동무임금 등 사내 징계 철회 등 세 가지다. 그러나 철도공사 측은 불법파업에 대해선 기존에 공언했던 대로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열차 감축 운행으로 새마을호나 무궁화호를 선호하는 서민들은 할 수 없이 비싼 KTX를 이용하고 있고 경기도 의왕 내륙컨터이너기지 오봉역에선 화물이 지연 처리되고 있다. 오봉역에서는 지난 22일부터 화물열차 운행이 지연돼 그동안 화물처리율이 30∼50%에 그쳤다. 이 때문에 운송업체들은 장거리 화물트럭 10∼50대씩을 투입,수출입 화물을 육로로 수송하는 등 어려움을 겪어왔다. 한편 광주 조선대에서 농성 중이던 화물연대 소속 조합원들은 29일 새벽 서울로 이동해 이틀째 파업을 벌였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