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을 비롯한 피겨,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연일 금메달이 쏟아지면서 한국 빙상이 세계무대에서 '제2의 르네상스 시대'를 활짝 열고 있다. 김유림(16.의정부여고)이 13일(한국시간) 독일 엘푸르트에서 열린 2006 세계주니어스피드스케이팅선수권대회 여자부 종합 1위에 올라 지난 1976년 이영하 이후 30년 만에 이 대회 종합 1위에 오르는 쾌거를 달성했다. 이로써 빙상은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쇼트트랙의 안현수(한국체대)와 진선유(광문고)가 사상 첫 3관왕에 오르는 역사를 이룬 가운데 지난 5일 이강석(한국체대)의 2005-2006시즌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통합랭킹 1위 수성, '피겨요정' 김연아(수리고)의 지난 10일 2006 세계주니어피겨선수권대회 우승이 잇따랐다. 1936년 독일 가르미슈-파르텐키르헨에서 열린 제4회 동계올림픽에서 김정연이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0m에서 18분2초(12위)로 동양인 최초의 올림픽신기록을 세우면서 불붙은 한국의 세계무대 도전은 1976년 이영하가 인스브루크 동계올림픽 남자 5,000m에서 11위(7분44초21)를 차지하고 그해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종합 1위에 오르면서 태동기를 맞았다. 이후 배기태가 1987년과 1988년, 1990년에 세계스프린트선수권대회 500m에서 세 차례나 우승을 차지하고, 1992년 알베르빌 동계올림픽에서는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에서 각각 금 2, 은메달 1개를 따내는 성과 속에 한국 빙상은 부흥기를 맞았다. 빙상은 1994년 릴레함메르대회에서 쇼트트랙에서만 금 4개를 포함해 6개의 메달(금4.은1.동1)을 따내면서 절정기에 이르렀지만 스피드스케이팅과 피겨는 눈에 띄는 성적을 내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이강석이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동메달을 따내면서 1992년 이후 14년간 올림픽 '노메달'의 설움을 씻은 한국 빙상은 '피겨요정' 김연아가 세계주니어피겨선수권대회에서 월등한 성적으로 금메달을 차지하는 역사를 일궈내면서 스피드스케이팅과 피겨, 쇼트트랙 등 전 종목에 걸쳐 최고의 성적을 이어 나가고 있다. 이에 대해 대한빙상경기연맹은 빙상의 재도약 배경을 꾸준한 투자와 유망주 발굴 및 과학적 훈련의 공으로 돌린다. 지난 1997년부터 빙상연맹을 스폰서하고 있는 삼성화재는 매년 8-10억원의 거액을 쏟아붓고 있으며, 연맹은 '피겨요정' 김연아를 위해 지난 2004년부터 훈련비를 지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미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좋은 실적을 거둔 연맹은 낙후된 피겨의 활성화를 위해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까지 김연아에 대한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계획이다. 이치상 빙상연맹 부회장은 "꾸준한 투자와 과학적 훈련으로 한국 빙상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며 "선수들의 피나는 노력과 연맹 및 후원사의 뒷받침이 이뤄낸 성과"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