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은 2일 기준 금리를 현행 2.25%에서 0.25% 포인트 인상한 2.50%로 결정했다. ECB는 이날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정례 금융통화정책 회의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 금리를 0.25% 포인트 올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ECB는 지난 해 12월 5년여만에 금리를 인상한 지 3개월만에 다시 금리 인상을 단행함으로써 유로권(유로화 가입 12개국) 경기 회복에 따른 인플레 우려에 적극 대응할 것임을 시사했다. ECB는 이날 중앙은행 예금금리와 한계대출 금리도 각각 0.25% 포인트 올려 1.50 %와 3.50%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장-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금리를 인상했다고 밝힌 뒤,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유로권의 경제성장을 저해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리셰 총재는 현재의 경제상황에 비추어 볼 때 유로권의 성장세는 계속될 것이며 투자도 강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ECB는 올해 유로권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4-2.4%에서 1.9-2.9%로 상향 조정했으며 2007년에도 1.6-2.8%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트리셰 총재는 덧붙였다. 이번 금리 인상 조치에 대해 시장은 이미 예상해왔다. 앞서 트리셰 총재는 유로권의 경기가 호전되면서 인플레 위험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해 추가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대부분의 분석가들은 이번 금리 인상 조치는 매우 적절한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ECB가 오는 6월쯤 다시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이들은 ECB가 올해 말까지 기준 금리를 3%선까지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로권의 경제 상황은 금리를 인상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분석가들은 보고 있다. 유로권의 기업신뢰지수와 소비자신뢰지수 등 경기지표가 호전되고 있으며 실업률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유로권 최대의 독일 경제가, 내수가 살아나고 기계 주문이 크게 늘어나는 등 뚜렷한 회복 조짐을 보임에 따라 유로권 경제의 성장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ECB는 올해 유로권의 물가상승률이 ECB의 억제 목표치인 2%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같은 전망에 따라 금리 인하 압력은 약화된 반면, 지속적인 고유가로 인플레 압박이 현실로 나타남에 따라 향후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ECB의 금리 인상을 통한 적극적인 시장 개입이 이제 막 살아나고 있는 유로권 경제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티에리 브레튼 프랑스 재무장관은 ECB의 인플레이션 우려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ABN 암로 지주회사의 분석가 다리오 퍼킨스는 "ECB가 `인플레 괴물'에 사로잡혀 너무 공격적으로 반응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베를린=연합뉴스) 송병승 특파원 songb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