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엔씨소프트의 온라인게임 리니지의 대규모 불법 명의도용 사태의 파장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피해건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그 끝을 알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닺고 있는데요. 취재 기자와 함께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김민수 기자, 먼저 사건의 개요부터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이번 사건은 대량으로 유출된 개인정보들이 '리니지'라는 온라인게임에 사용되면서 발생한 사건입니다. 예전에도 이러한 명의도용은 줄곧 있어왔지만 이처럼 대규모로 발견된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S: 15일 현재 신고건수 1만3천여건) 처음 발견된 13일부터 지금까지 접수된 신고건수는 벌써 1만3천여건을 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명의를 도용 당했는지는 알 수 없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그 규모는 그야말로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입니다. [앵커] 타인의 동의 없이 명의를 도용했다는 것 자체가 일단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어떻게 보면 엔씨소프트측도 피해자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기자] 엔씨소프트가 주장하는 점도 바로 그 점입니다. (S: 엔씨소프트 책임회피 논란) 명의 도용이 기존 '리니지'에 가입된 고객 정보를 이용한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 유츌된 정보를 이용했기 때문에 어떻게 손 쓸 방법이 없었다는 해명입니다. 수긍이 가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그렇게 볼일만은 아니라는 것이 대부분 전문가들이나 고객들의 의견입니다. (S: 준비소홀, 느슨한 대처 원인) 이번 사태는 이름과 주민등록증번호만 알면 누구라도 회원에 가입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미 관리소홀을 지적당할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또 이 리니지라는 게임의 이용자 등급이 14세 또는 19세 이하로 묶여 있다는 점을 보면 더욱 심각한 문제라고 볼수 있습니다. 초등학생이라도 부모나 나이 많은 형제의 개인정보로 쉽게 회원에 가입해 게임을 할수 있었다고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앵커] 이 사태가 발생한후 엔씨소프트 측의 대응 역시 적절하지 못했다는 지적들이 많은데요. 어떻게 된 일입니까? [기자] 바로 어제 오후까지만 해도 엔씨소프트의 대응은 불법으로 명의가 도용된 회원의 계정을 확인해주고 이를 처리하는 수준에 그쳤습니다. 뿐만 아니라, 만명이 넘는 고객들의 신고가 접수되는 상황에서도 또다른 불법 명의도용 이루어질 정도로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S: 비난 빗발... 뒤늦은 대응) 하지만 이런 대응에 대한 비판 여론이 빗발치자 어제 저녁에서야 부랴부랴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달리 해결 방법이 없다고 주장해온 엔씨소프트는 핸드폰 인증이라는 절차를 통해 회원 가입 시키겠다는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S: "휴대폰 인증후 회원가입" 도입) 이 시스템은 회원가입시 휴대폰 인증번호를 함께 입력해야 접속할 수 있는 방식으로 본인인증을 이중으로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안이하게 대처했던 엔씨소프트측이 뒤늦게나마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러한 명의도용 사태가 일어나게 된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요? 또 왜 이들이 '리니지'를 선택했을까요? [기자] 엔씨소프트의 리니지가 선택된 이유는 간단합니다. 리니지1과 리니지2는 게임상의 케릭터나 아이템을 쉽게 사고 팔 수가 있어, 이를 현금화하기가 가장 쉽다는 점이 바로 그 이유인데요. (S: 불법 아이템거래에 악용) 불법 명의를 도용하면서까지 엔씨소프트 게임에 가입을 하는 것은 이러한 아이템의 불법 거래를 위해서입니다. 엔씨소프트측은 공식적으로는 아이템의 현금거래를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실제로는 공공연히 거래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암묵적인 허용인 셈입니다. (S: '리니지' 불법 아이템 온상) 특히 엔씨소프트의 게임은 불법 아이템 판매가 성행하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실제로 지난해 9월에는 중국인 등 아이템 유통업자들이 5만3천여명의 한국인 주민번호와 명의를 도용, 리니지 게임 아이디를 12만개나 만들어 천억원대의 게임 아이템을 국내에 유통시키다 적발된 바 있습니다. [앵커] 이번 사건의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대요. 게임업계의 움직임 어떻습니까? [기자] 먼저 게임산업의 주무부서인 문화광광부가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먼저 문화부는 다음주 중 주요 온라인게임 업계와 공동으로 '온라인게임 역기능 대책 협의체'를 구성할 계획입니다. (S: 문광부, 다음주 협의체 구성) 특히 이런 명의도용의 근본적인 원인이 아이템 현금거래에 있다고 보고 심층 실태조사를 실시해 법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키로 했습니다. (S: 게임업계, 대책마련 분주) 다른 게임업체들도 이번 사태를 보고 대책마련에 분주한 모습입니다. 온라인게임업체의 경우 대부분이 제2의 '리니지'가 될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만큼 각자 자신들의 준비상황을 점검하면서 이번 사태의 진행방향을 주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번 사태를 보는 게임업계에서는 그동안 곪아왔던 커다란 골칫덩이가 한꺼번에 터져나왔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이미 판이 크게 벌어진만큼 이번 사태는 오히려 근본적인 병의 원인을 고칠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해볼수 있는 상황입니다. 김민수기자 msk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