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평론가 조희문 교수(상명대)가 스크린쿼터 축소 논란과 관련해 배우 최민식에게 공개질의를 던졌다. 조 교수는 12일 인터넷 사이트 뉴라이트닷컴(www.new-right.com) 객원 칼럼란에 '최민식씨에게 묻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공개질의를 보냈다. 최민식은 국회 등에서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 등의 의사를 분명히 밝히며, 이에 찬성하는 사람들에게 공개 토론을 제안한 바 있다. 조 교수는 "1999년 '쉬리'가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미국 영화 '타이타닉'이 지니고 있던 국내 최고 흥행 기록을 갈아치운 것을 계기로 한국 영화의 경쟁력이 눈부시게 높아졌다"고 전제한 후 "흥행뿐 아니라 그럴듯한 영화제에서 상 한두 개 받지 못하면 영화한다고 명함내밀기도 힘들 지경"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한류 열풍도 갈수록 뜨거워져 한국의 스타는 국제적인 대우를 받고 있다"고 평한 후 극장 수나 수준에서도 예전과 비교하면 '그랜저와 1t짜리 용달 화물차'만큼이나 차이가 난다고 예시했다. 조 교수는 최근의 영화계에 대해 "장가간 아들이 번쩍거리는 외제차를 타고 시골에 있는 아버지를 찾아가서는 '아직 사업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 그러는데 손자들 다 클 때까지 돌봐주고 생활비도 계속 보내달라'고 한다"는 비유를 들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 관객, 시민의 반응은 냉랭하다고 평하며 최민식을 상대로 공개질의를 보냈다. ▲외국영화 수입 자유화와 일본영화 수입개방 조치가 이루어졌을 때 무조건 개방을 반대한 영화인들이 다른 나라 영화와 경쟁에서 앞서나가고 있는 지금 당시의 판단이 잘못된 것에 대해 사과할 용의가 있는지 ▲이제는 이 제도가 없어도 한국영화가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보는 관객이나 네티즌들도 모두 한국영화가 발전하고 성장하기를 바라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지 ▲영화가 다른 분야와 차별해서 특별히 대우해야 할 다른 이유가 있는지 ▲스타급 배우들이 흥행이 되지 않았을 때 자신의 출연료를 반납하거나 미니멈 개런티 방식으로 전환할 용의가 있는지 등이다. 이 글을 읽은 누리꾼들은 격렬한 찬반양론을 벌이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 등에서 '스크린 쿼터 축소는 잘못된 결정이기는 하지만 굳이 이 결정을 뒤집을 필요는 없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는 상당수 네티즌들은 "전적으로 맞는 주장"이라고 의견을 개진했다. 신형수 씨는 "우리의 농심이 타들어 갈 때 대단한 힘을 지닌 연예인들은 무엇을 했습니까?"라며 영화인들의 주장이 이기적이라는 논조의 글을 올렸다. 이에 대해 채상병 씨는 "외화 개방으로 한국영화는 그들과 경쟁하기 위한 광고비 과다지출을 불러왔다"며 "아직은 때가 아니며, 아직은 보호해야 되는데 외형적 성장과 상대적 우위로 이 같은 논리를 펴는 것은 답답하다"는 내용의 글을 통해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 의사를 표명하기도 했다. 영화평론가이자 상명대 영화과 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조 교수가 논리와 감성이 섞인 글을 통해 공개적으로 스크린 쿼터 축소 찬성 의사를 표명한 것은 영화계 내부에 상당한 논란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이 글에 대해 축소 반대를 분명히 하고 있는 영화계 인사들의 대응이 주목된다. ㅁ (서울=연합뉴스) 김가희 기자 ka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