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30)이 19일 일본프로야구 최고 인기 구단 요미우리 자이언츠에 정식 입단하면서 과연 주전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붙박이 주전 자리를 꿰찬다면 몇 번 타순에 배정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이승엽은 이날 하라 다쓰노리 요미우리 감독이 배석한 가운데 가진 입단 기자회견에서 "요미우리는 어릴 때부터가 동경하고 있던 팀이다. 최선을 다하고 싶다. 주전 경쟁에서 꼭 이겨 1루를 지키고 싶다. 타순은 어디라도 좋다. 홈런에 집착하지 않고 우승에 이바지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승엽의 목표는 확실하다. 외야보다는 1루수 자리를 노리겠다는 것이다. 요미우리는 슈퍼스타 기요하라 가즈히로가 오릭스 버팔로스로 이적하면서 1루가 비어 있는 상태. 지난해 미국프로야구 플로리다 말린스에서 뛴 조 딜런을 새로운 용병으로 영입해 1루수로 기용할 계획이었으나 그는 지난해 수비수로 나선 10게임에서 1루를 본 적은 단 한 번 밖에 없었다. 주 포지션은 2루수 또는 3루수였다. 삼성 라이온즈에서 부동의 1루수로 활약했던 이승엽이 수비만 놓고 본다면 분명 딜러보다 한 수 위에 있다. 다만 주전 우익수이자 팀의 주포인 다카하시 요시노부가 지난 해 발목 수술을 받은 뒤 1루수로 보직 변경을 검토하고 있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하라 감독은 이승엽이 롯데에서 좌익수로도 변신한 점을 고려, 야노 겐지나 가메이 요시유키 등과 중견수 경쟁을 유도하겠다는 복안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0.260에 그친 타율을 끌어올리는 것만이 주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길이다. 엄청난 파워를 겸비한 만큼 이승엽이 정교함만 보강한다면 홈런은 지난해 수준(30개)만큼은 가능하다는 게 주변의 평가다. 결국 타격만 갖추면 주전 자리는 보장 받는다고 볼 때 초점은 이승엽이 몇 번에 고정될지로 모아진다. 지난해 요미우리는 3루수인 고쿠보 히로키, 유격수 니오카 도모히로, 다카하시, 포수 아베 신노스케 등이 중심 타선에 나섰다. 기요하라가 6번에 주로 등장했고 터피 로즈, 게이브 케플러 등 외국인 선수들은 기대에 못미쳤다. 고쿠보가 지난해 34방의 아치를 그리며 87타점을 올려 팀내 홈런 타점 1위에 등극했다. 니오카와 아베 등이 타율 0.300을 달성했고 고쿠보는 0.280대에 그쳤으나 한 방 능력으로 4번을 도맡았다. 지난해 30홈런, 82타점을 거둔 이승엽이 타율만 0.280대만 유지한다면 꾸준히 중심 타선으로 기용될 수도 있다. 타율이 약간 못미친다면 장타력을 앞세워 지난해처럼 6번 또는 7번 등 중심타순과 하위 타순의 연결 고리 구실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