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할인점들이 주상복합에 잇따라 '둥지'를 틀고 있다.


이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할인점들이 대규모 주상복합 아파트 지하층과 지상 1층에 입점하는 '짝짓기'형태의 사업방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는 대형할인점과 시행사 또는 건설업체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할인점 입장에서는 땅값이 비싸 대규모 부지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보니 주상복합 입점은 유력한 대안이 된다.


시행사와 건설업체도 할인점이 들어서면 그만큼 상가 분양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이점이 있어 이 같은 '짝짓기'는 앞으로 유행을 탈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주상복합에 둥지 튼 할인점


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분양됐거나 분양예정인 대단지 주상복합들에는 대부분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할인점 입점이 예정돼 있다.


대우건설이 올해 10월 준공예정인 천호동 주상복합 베네시티에는 지상1층 일부와 지하1~3층 등 연면적 8000평 규모의 홈플러스 입점이 확정됐다.


또 지난해 하반기 삼성물산이 양천구 목동에 분양한 주상복합 '목동 트라팰리스' 지하에도 이마트가 들어갈 예정이다.


하반기 입주예정인 부산 동래 SK허브에는 홈플러스가 지하 1,2층(연면적 1만여평)에 입점한다.


지난해 8월 롯데건설이 마포구 공덕동에 분양한 '롯데캐슬 프레지던트'에는 롯데마트가 들어설 예정이며,올 2월께 중구 황학동 일대를 재개발하는 주상복합 롯데캐슬도 대형할인점을 유치할 계획이다.


오는 5~6월 태영이 경남 마산 한일합섬 부지에 공급하는 1800가구 규모의 주상복합 내 연면적 1만8000평 규모 상가도 대형할인점을 유치할 계획이다.


까르푸도 대우건설이 짓는 신도림 주상복합에 입점을 검토하고 있다.


또 극동건설이 성북구 월곡동에 짓는 40층 2개동 규모의 초고층 주상복합도 지하1~5층에 삼성 홈플러스가 들어선다.


오는 3~5월 대구 수성구 두산동에 분양예정인 784가구 규모의 SK리더스뷰도 지하1층 할인점 유치를 위해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과 접촉하고 있다.



◆'짝짓기'는 '윈-윈' 전략


지금까지 대형할인점들은 대규모 부지를 매입한 뒤 직접 단독건물을 지어 입점하는 형태가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연면적 2000~3000평 이상의 땅을 확보하기 어려운 데다 최근 땅값 상승으로 부지매입 자체도 여의치 않아 주상복합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여기에는 할인점 입점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주변 소규모 상인들의 반발과 교통 관련 민원 등도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행사와 건설업체들도 대형할인점 유치가 매력적이다.


주상복합의 장점인 '원스톱 리빙'을 실현할 수 있는 데다 상가 분양시장 침체에 따른 분양 리스크를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상가 분양시장은 분양이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주상복합들조차 아직 미분양 상가물량이 남아 있는 곳이 태반일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밀컨설팅 황용천 사장은 "주상복합마다 악성 미분양 상가는 공통적인 골칫거리"라며 "할인점을 유치할 경우 상가물량 중 80% 이상을 한 번에 털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한국까르푸 고연석 본부장은 "현재 할인점 업계는 유통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매장확보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라며 "단독점포의 유력한 대안으로 부상중인 주상복합에 들어가기 위한 경쟁이 앞으로 한층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