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호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울산 현대미포조선이 2005 하나은행 FA컵 전국축구선수권대회에서 포항 스틸러스를 꺾고 실업축구 K2리그 팀으로는 사상 처음 4강에 진출했다. 수원 삼성은 '돌아온 터프가이' 김남일이 두 골을 작렬하며 맹활약했으나 승부차기 끝에 전북 현대에 덜미를 잡혔다. 현대미포조선은 10일 창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대회 준준결승에서 포항과 전.후반과 연장 120분을 득점없이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승리해 4강에 올랐다. K2리그 팀이 성인축구 최고봉 FA컵 4강에 오른 것은 현대미포조선이 처음이다. 2001년부터 4년간 포항 사령탑을 지낸 뒤 지난달 현대미포조선 사령탑으로 백의종군한 최순호 감독은 데뷔전에서 친정팀 포항을 제물로 짜릿한 승리를 맛봤다.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하염없이 추락한 호화군단 수원은 FA컵을 올해 마지막 희망으로 삼아 배수진을 쳤지만 김남일의 두 골이 아까울 뿐이었다. 2003년 대회 우승팀 전북은 김해운동장에서 열린 준준결승에서 수원과 연장 혈투 끝에 3-3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뒤 승부차기에서 4-2로 이겨 2년 만의 정상 탈환을 향해 진군했다. 수원은 비록 패했지만 장기 부상을 딛고 돌아온 김남일이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김남일은 전반 인저리타임 아드보카트호 새내기 조원희가 오른쪽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골지역 중앙에서 머리로 받아넣어 선취골을 뽑았다. 전북은 후반 6분 밀톤이 페널티킥으로 동점골을 뽑고 조진수가 역전골을 터뜨렸으나 수원이 후반 44분 이따마르의 골로 맞서 승부는 연장으로 넘어갔다. 김남일은 연장 전반 4분 김대의의 코너킥이 문전 혼전 상황에서 골지역 오른쪽으로 떨어지자 헤딩으로 네트를 갈라 승부를 결정짓는 듯 했다. 그러나 연장 전반 9분 밀톤이 또 동점골을 터뜨려 승부차기에 돌입했고 수원은 1, 2번 키커 마토와 김진우가 연속 실축을 범해 FA컵 우승 꿈을 접어야 했다. 올해 K2리그 챔피언 인천 한국철도는 같은 K2리그의 전통 강호 고양 국민은행을 2-1로 꺾고 현대미포조선에 이어 실업팀으로는 두번째로 4강에 진출했다. 한국철도는 전반 이종묵의 선취골로 앞서가다 후반 김기종에게 페널티킥 동점골을 허용했으나 후반 인저리타임 정현규가 결승골을 뽑았다. 허정무 감독의 전남 드래곤즈는 용병 네아가가 두 골을 터뜨려 대구 FC에 2-1 역전승을 거두고 4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로써 올해 FA컵 패권은 오는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현대미포조선-전남, 전북-한국철도의 4강 대결로 압축됐다. ◇FA컵 전국축구선수권 8강전 전적 울산 현대미포조선 0(0-0 0-0 연장 0-0 PK 4-3)0 포항 스틸러스 전북 현대 3(0-1 2-1 연장 1-1 PK 4-2)3 수원 삼성 △득점= 김남일(전46분.연전4분.수원) 밀톤(후6분.연전9분.전북) 조진수(후17분.전북) 이따마르(후44분.수원) 전남 드래곤즈 2(1-1 1-0)1 대구 FC △득점= 오장은(전23분.대구) 네아가(전23분.후14분.전남) 인천 한국철도 2(1-0 1-1)1 고양 국민은행 △득점= 이종묵(전14분.한국철도) 김기종(후18분.국민은행) 정현규(후46분.한국철도) (서울=연합뉴스) 옥 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