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형사4부(석호철 부장판사)는 9일 수도권 유흥업소 여주인들을 상대로 50여차례에 걸쳐 강도 및 성폭행 행각을 벌인 혐의(특수강도강간)로 구속기소된 송모(31)씨에게 원심대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송씨의 범행에 6차례 가담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은 이모(31)씨에게는 주범이 아닌 점 등을 참작해 징역 10년으로 감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송씨는 일부 피해자들과 합의가 이뤄진 점을 참작해 달라고 주장하나 범행의 수법과 죄질이 나쁘고 횟수도 50여회에 이르며 피해 여성들은 대인공포증을 호소하는 등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어 감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더구나 송씨는 세간에 `빨간모자'로 알려지면서 일반 시민들까지 공포에 몰아넣은 점 등을 감안할 때 원심의 형을 유지함으로써 사회에 경종을 울릴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송씨는 2003년 3월부터 금년 3월 검거 때까지 2년여 동안 인천과 일산.수원.김포.안양.안산.부천.구리 등 수도권 일대 술집에 50여 차례 침입, 여주인들을 흉기로 위협해 성폭행하고 금품을 빼앗은 혐의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송씨는 `화투패의 빨간 색이 재수가 좋다'는 생각에 주로 빨간 모자를 쓰고 범행을 저질러 사건을 수사한 경찰들 사이에 `빨간모자'로 통했다. (서울=연합뉴스) 안 희 기자 prayer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