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일IC를 벗어난 지 30여분.북한강과 남한강을 가르는 경기 양평군 양서면 양수리(兩水里·두 강을 갈랐다는 뜻으로 두물머리라고도 불림)에 도착하니 전원주택 단지들이 여기저기 눈에 띈다.


양수리를 비롯 서종면 강하면 개군면 등을 중심으로 양평에서는 최근 들어 전원주택 단지들이 급속히 확산되는 추세다.


춘천 방향으로 경춘가도(46번 국도)를 따라가다 닿는 가평 역시 대단지 펜션이 성업 중이다.




양평·가평 지역은 △북한강·남한강 등 천혜의 자연 조건을 갖춘 데다 △서울에서 가깝다는 점 때문에 전원주택 실수요자들로부터 각광받고 있다.


특히 8·31 대책 이후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각종 규제에서 자유롭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전원주택을 찾는 사람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들의 전언이다.



◆전원주택지 평당 100만원 안팎


양평군 서종면 대호컨설팅의 백희종 사장은 "양평·가평의 경우 전원주택의 메카라고 할 만큼 자연 환경이 뛰어난 데다 규제도 적기 때문에 실수요자들이 많이 찾는다"고 전했다.


그는 "8·31 대책이 나온 후에는 이전보다 20%가량 싼 물건을 찾는 사람이 많아졌지만 매도 호가를 10%만 낮추면 곧바로 계약이 체결될 정도로 관심이 여전히 높다"고 밝혔다.


토목 공사가 완료된 서종면 전원주택 부지는 평당 60만~150만원,중앙선 복선전철 원덕역이 가까운 개군면 부지는 평당 40만~80만원,강폭이 넓은 남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양서면 부지는 평당 최고 20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가평군에서는 가평읍 금대리 일대 ING전원마을과 리오그란데가 평당 90만원 선에 전원주택 부지를 분양 중이다.



◆5년 이상 장기투자 바람직


요즘은 단지형 전원주택 부지를 산 매입자가 대행서비스 업체에 맡기지 않고 주택 설계부터 시공까지 스스로 처리하는 게 추세다.


설계비는 대략 500만원 안팎이다.


건축비의 경우 평당 300만원 선으로 잡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평당 600만원 안팎을 들여 호화 별장형으로 짓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전원주택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시공 기간은 길게 잡아도 3개월이면 끝난다.


양평·가평 일대에선 전원주택지로서 임야보다 관리지역 농지를 선호하는 경향이 점차 두드러지고 있다.


가평읍 신천지공인 관계자는 "고객들이 개발이 쉽지 않은 임야보다 주말농장 식으로 농사를 지으면서 천천히 전원주택을 지을 수 있는 농지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농지를 고를 땐 폭 4m 이상의 진입로가 확보돼 있는지 가장 먼저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매입 전엔 개발 가능성 등을 확인하기 위해 △토지 대장 △토지이용계획 확인원 △지적도 △등기부 등본 등을 꼭 떼 봐야 한다.


우현수 전원클럽 사장은 "8·31대책 이후엔 땅을 되팔기 어렵기 때문에 실수요 목적으로 접근해야 하며 투자 목적인 경우 5년 이상 장기 투자를 염두에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전원주택에 살면서 펜션을 부업으로 삼을 경우엔 사전에 더 많은 준비를 해야 한다.


가평 금대리에서 펜션을 운영 중인 정창현씨(41)는 "여름엔 펜션 앞뜰의 잔디를 매주 깎아줘야 할 정도로 일이 많다"면서 "펜션을 운영하면서 전원 생활을 즐기겠다고 마음 먹었다면 고되더라도 노동을 즐길 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평·가평=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