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나스닥 시장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2000년대초 닷컴주 각광으로 한때 지수 5천을 상회하며 전성기를 구가했다가 거품 붕괴의 충격으로 침체를 거듭해온 나스닥에 변화 움직임이 나타난 것이다. 지난 18일 4년반만에 최고가를 기록한데 이어 22일엔 2,253.56로 상승행진을 계속했다. 물론 이 수치는 지난 1월 1일에 비해 3% 밖에 오른 것이 아니다.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2000년 3월의 5,048.62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올해 중반의 침체를 감안하면 상당히 고무적이란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나스닥의 침체 탈출에는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e-베이, 야후 등 인터넷 기업들의 호황이 상당한 역할을 했다. 자산관리업체인 마블헤드의 애널리스트 메이스 블릭실버는 "나스닥으로 자금이 계속 흘러들고 있다"며 "다우존스 지수 기업에서 떼돈을 벌기는 어렵다. 이제는 나스닥이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구글과 애플 등 나스닥 시장 주요 기업의 가치가 아직 제대로 평가되지 못하고 있는데다 성장가능성이 많다는 점을 들어 시장전망도 밝게 보고 있다. 구글의 경우 지난주 주가가 400달러로 올랐다. 지난해 중반 주식공개 당시 주당 가격이 85달러였던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상승이다. 구글은 3.4분기 수입이 3억8천120만달러로 전 분기에 비해 거의 2배로 상승하는 등 고성장을 하고 있다. 시장가치도 1천200억달러 코카콜라나 타임워너보다 높다. 일부 전문가들은 구글의 주가가 500달러선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나 애플도 나스닥 시장의 중요한 축이다. 애플의 경우 지난해 아이포드(iPod)로 대박을 터뜨리는 등 선전했다. 그러나 에너지업체에 대한 투자집중으로 인해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실제 가치보다 과소평가됐다는 것이 투자은행 제퍼리의 애널리스트인 스콧 재콥슨의 분석이다. 이 같은 전망이 과장된 것 아니냐는 일각의 비판적 시각에 대해 마블헤드의 블릭실버는 "거품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라며 "나스닥은 아직도 성장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뉴욕 AFP=연합뉴스) choina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