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뒤로 물러설 때 서로 의사소통을 하란 말이야" 아드보카트호가 16일 동유럽 강호 세르비아-몬테네그로와 평가전을 앞두고 집중력을 가다듬는 데 전력을 기울였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 '태극전사'들은 14일 오전 상암 보조경기장에서 훈련을 실시했다. 애초 오전과 오후 두 차례 훈련이 예정돼 있었지만 한 번만 하는 걸로 일정을 바꿨다. 대신 오후에는 꿀맛 같은 휴식이 기다리고 있었다. 전날 회복훈련 뿐 아니라 미니게임을 한 탓도 있지만 아드보카트 감독은 "한 번을 하더라도 집중력을 높이겠다"고 주문했다고 대표팀 관계자는 귀띔했다. 왼 어깨 타박상을 당한 박주영(서울)만 빠졌다. 박주영은 최주영 의무팀장과 그라운드를 몇 바퀴 돈 뒤 정밀진단을 받으러 을지병원으로 향했다. 훈련의 첫째 과제는 볼을 오래 소유하는 습관을 기르는 법. 김진규(이와타), 최태욱(시미즈)이 합류하고 설기현(울버햄프턴)이 빠져 23명이 된 선수단은 골키퍼 2명과 박주영을 빼고 세 패로 나눠 볼 뺏기를 했다. 이어진 8대 8 미니게임도 황, 청 조끼와 조끼를 입지 않은 세 팀으로 나눴다. 경기가 한창 진행되는 도중에 통역의 고함소리가 터져나왔다. "서로 의사소통을 하면서 수비 라인을 정비해야 돼" 12일 스웨덴전에서 두 번씩이나 득점 직후 수비 집중력이 흐트러져 실점을 허용하고만 오류를 되풀이해서는 곤란하다는 지적이다. 세 패로 나눠 4분, 3분씩 모두 6게임이 열렸다. 스웨덴전에서 벤치에 앉았던 이동국(포항)이 김두현(성남)의 패스를 받아 가볍게 첫 골을 성공시켰고 김두현도 곧바로 한 골을 터뜨려 기세를 올렸다. 2라운드 경기에서는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골 감각을 조율했다. 박지성은 강하게 올라온 크로스를 반사적인 헤딩으로 성공시켰으나 오프사이드가 선언되자 두 번째는 직접 수비수 한 명을 빠른 드리블로 젖히고 네트를 갈랐다. 전날 훈련 미니게임에서 6골이나 뽑아낸 이천수(울산)가 질 수 없다는 듯 오른쪽 사각에서 통렬한 골을 뽑았고 차두리(프랑크푸르트)도 골키퍼 김영광(전남) 몸에 맞고 흐른 볼을 우겨넣어 투지를 과시했다. 훈련은 고작 한 시간 남짓. 본프레레호 시절과 비교하면 시간은 짧아졌지만 집중도가 괜찮았던지 아드보카트 감독은 흐뭇한 표정으로 선수들을 호텔로 돌려보냈다. 이운재(수원)는 "스웨덴전이 끝나고 감독님과 코치진 사이에 대화가 있었던 걸로 안다"고 말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15일 최종훈련에서 세르비아-몬테네그로전에 나설 선발 라인업 구상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옥 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