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회장의 방북 일정이 잡히길 기다려 온 현대그룹은 이날 열린우리당 최성 의원을 통해 북측 핵심 관계자의 발언 내용이 공개되자 당혹해하고 있다. 이번 발언은 특히 최용묵 그룹 경영전략팀 사장의 사퇴로 대화 분위기가 조성될 것으로 기대하던 터에 나온 북측의 첫 번째 반응이어서 향후 회동이 다시 불투명해질 것이라는 우려마저 낳고 있다. 현대측은 일단 북측이 아직까지는 기존 입장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임태빈 현대아산 상무,최용묵 사장 등 북측 관계자가 거명한 인사들은 지난 8월 말부터 북측으로부터 입북이 금지돼 왔기 때문이다. 현대 관계자는 "더 확인해봐야겠지만 북측 관계자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조금 더 기다릴 수밖에 없다"면서 "우선 현 회장과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 부위원장의 만남이 이뤄져야 다른 문제나 오해도 조금씩 풀리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대북사업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최 사장까지 사퇴한 마당에 또 다시 인사조치를 한다면 완전히 북에 끌려가게 되는 꼴이 될 것"이라며 "현대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 점점 빠져들고 있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