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파리 등 세계 패션 트렌드에 민감한 신세대를 중심으로 '해외 구매대행숍'이 인기를 끌고 있다. 구매대행은 국내에서 유통되지 않는 브랜드를 직수입해주는 서비스로 위즈위드 아이하우스 오렌지플러스 등 전문쇼핑몰의 틈새시장에 불과했다. 하지만 최근 신세대 등 패션 마니아층이 두텁게 형성되면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관련업계는 지난해 3000억원을 밑돌았던 해외 구매대행 시장규모가 올 들어 4000억~5000억원대로 두 배 가까이 불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처럼 시장이 커지면서 전문쇼핑몰 외에 G마켓 CJ몰 KT몰 등 온라인 종합쇼핑몰들이 몰인몰(mall-in-mall) 형태로 '구매대행' 사업에 나선 데 이어 최근엔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인터넷쇼핑몰 디앤샵도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지난 9월과 10월 말 프랑스 파리의 현지 브랜드 제품을 구매대행해주는 '라흐두뜨(www.laredoute.co.kr)'와 뉴욕 패션제품을 판매하는 '엔조이뉴욕'을 각각 입점시킨 것. 디앤샵의 오승택 마케팅 팀장은 "구매대행사업은 '튀는' 패션에 민감한 신세대 성향과 맞아떨어지는 데다 제품 구색의 차별화를 꾀할 수 있어 온라인쇼핑몰들이 앞다퉈 도입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구매대행숍은 뉴욕 파리 등 패션 경향을 살피기 위해 방문객이 급증,고객 유인 효과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말 디앤샵에 앞서 '엔조이뉴욕'을 국내에 먼저 개설한 KT몰 관계자는 "뉴욕 등의 패션 트렌드가 국내보다 한 박자 빨라 구매대행숍을 통해 유행에 앞서가려는 젊은층이 많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국내 쇼핑몰 등에서는 벨벳 재킷이 한창 유행하고 있지만 '엔조이뉴욕'에서는 변형된 체크무늬의 '하운드투스 트위드 재킷'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엔조이뉴욕' 코너는 하루 방문자 수가 평균 3만명을 웃돌고 있으며 매출액도 개점 초에 비해 450% 이상 늘었다고 KT몰은 밝혔다. 유명 브랜드 제품의 경우 지역이나 계절별로 세일기간이 달라 구매대행숍이 알뜰 명품족의 구매타깃이 되기도 한다. ◆쇼핑 팁(tip) 해외 구매대행숍을 이용하면 느린 배송과 다소 비싼 가격은 감수해야 한다. 현재 구매대행숍의 배송일은 주문 후 8~10일 정도가 걸린다. 가격은 해외 통관·운송비 등을 포함해 현지의 판매가보다 15~20% 정도 비싸다. 파손상품 등을 제외하면 반품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사이즈는 각 제품의 견적표는 물론 구매후기 등을 참고해 꼼꼼히 따져봐야 낭패를 보지 않는다. 같은 제품이라도 가격이 제각각이어서 여러 쇼핑몰을 둘러보는 것이 알뜰 쇼핑의 요령이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