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대주주인 중국 상하이자동차그룹(SAIC)과 함께 소형 승용차 공동 개발에 나선다.


쌍용차 카이런을 중국인들의 입맛에 맞게 변형한 모델을 SAIC가 현지 생산키로 하는 등 두 회사의 시너지 극대화 작업이 본격화된다.


2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중국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올 1월 쌍용차를 인수한 SAIC와 소형 승용차 공동 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타당성 조사에 들어갔다.


쌍용차 관계자는 "SAIC와 함께 양사가 시너지를 거둘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한 결과 카이런 중국 생산 및 소형차 공동개발 등이 가장 적절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공동 개발 여부를 확정한 뒤 내년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는 게 SAIC의 구상"이라고 말했다.


◆소형승용차 공동 개발


SAIC는 지난해 사들인 MG로버의 2개 모델에 대한 지식재산권을 활용,이들 차량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신차 개발에 나서기로 한 상태.SAIC는 이 중 현대자동차 쏘나타급 중형 세단인 로버75는 독자 개발하고,베르나급인 로버25는 쌍용차와 공동개발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형승용차 공동개발 구도는 △로버25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쌍용차의 완성차 개발기술을 활용해 △SAIC가 중국에서 생산하는 형태다.


신차 개발 기간 등을 감안해 양산 시점은 대략 2010년으로 잡았다.


이 과정에서 쌍용차는 차체 조립 등 완성차 개발 노하우를 SAIC에 전수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그러나 엔진 트랜스미션 등 핵심 기술의 경우 제품 형태로 수출은 하더라도 기술 자체를 넘기지는 않을 방침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또 "공동 개발하는 소형 승용차는 중국 내수시장을 겨냥한 제품인 만큼 쌍용차 평택공장에서 생산하거나 중국으로부터 수입 판매하지는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플랫폼 공유로 시너지 극대화


두 회사가 소형승용차 공동개발에 나선 또 다른 이유는 로버25 플랫폼을 기반으로 쌍용차가 소형 SUV를 개발할 수 있을지 파악하기 위해서다.


1개의 플랫폼으로 SAIC와 쌍용차가 각각 소형 승용차와 소형 SUV를 만들 경우 신차 개발비용과 개발기간을 대폭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가 기아자동차를 인수한 뒤 플랫폼 공유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한 것을 참고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로버25의 플랫폼이 워낙 작기 때문에 소형 SUV를 생산하기에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이 경우 쌍용차가 생산할 소형 SUV와 SAIC가 만들 준중형 승용차에 공동 적용될 플랫폼을 추가 개발하는 방안을 협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SAIC는 아울러 쌍용차 카이런을 변형한 모델을 중국에서 현지 생산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이 역시 카이런 플랫폼을 공유하겠다는 것.두 회사가 앞으로도 플랫폼 공유를 적극 추진할 계획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플랫폼 공유와 신차 공동개발 외에도 SAIC와 시너지 효과를 거두기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며 "소형차 공동개발과 카이런 중국 생산 방안 모두 연내 결론을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