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세로 출발했던 21일 시장이 프로그램 매수 세에 힘입어 1,170선 위로 되튀어 올라 막대한 '실탄'을 바탕으로 한 '기관의 힘'이 여전히 만만하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이달 중순부터 조정장세를 촉발해온 주요인인 미국의 금리인상과 달러화 강세, 여전히 불확실한 미국 경기전망 등 외부 악재 또한 단기간내 가시지 않을 조짐을 뚜렷하게 나타내고 있다. 내주 투신권을 중심으로 기대되는 '월말효과'와 '외부악재'간의 시장 주도권을 둘러싼 공방이 전개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 미국 경기 또 하강조짐(?) = 미국 콘퍼런스보드가 20일(현지시간) 내놓은 미국의 9월 경기선행지수는 0.7% 하락, 지난 3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최근 미국의 거시경제지표들이 지표마다 다소 다른 신호를 낳고 있어 발표때마다 해석이 분분하지만 경기선행지수는 향후 경기 전망에 대한 가장 공식적인 지표라는 점, 그리고 미국의 경제 비중상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 등에 미치는 영향 등을 감안할 때 시장에 우울한 소식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더구나 단기간내 이 흐름이 뒤바뀔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류승선 이코노미스트는 "정책금리 인상기조하에서 실물 및 금융지표의 동반 둔화가 이뤄지고 있다"며 "선행지수 둔화국면은 적어도 내년 1.4분기까지는 이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 외국인 자금흐름 실질적 악화 지속 = 지난 주 큰 폭으로 이탈했던 한국관련 해외펀드의 자금흐름은 1주만에 다시 3억8천200만달러의 순유입(19일 기준)으로 반전됐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외견상 자금유입과는 다른 모습이 관찰된다. 동양종금증권에 따르면 인터내셔널 펀드로의 자금유입과 달리, 한국 비중이 더 큰 신흥시장펀드에서는 1억6천만달러가 순유출됐고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펀드 역시 6천700만달러가 빠져나가 한국시장 실질유입액은 줄어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한국뿐 아니라 남미지역 대상 펀드 등 대부분의 신흥시장 관련 펀드에서는 자금이 이탈하는 현상이 나타나는 반면, 미국의 주식형 펀드로의 순유입 규모는 전주 4억9천300만달러에서 13억7천600만달러로 늘어났다. 이 회사 장창수 이코노미스트는 "10월 중순 이후 신흥시장 자금흐름이 2주째 약화되는 반면, 미국 증시의 큰 폭 하락에도 미국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유입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은 달러화 강세로 신흥시장에서의 자금이탈과정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 내주 반등 시도 이어질까 = 종합주가지수는 전날 급락 하루만에 반등했고 21일 오전에도 한 달째 이어지는 외국인의 매물공세를 뚫고 1,170선으로 추가 반등에 나서며 나름의 지지력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내주부터는 9월보다 더욱 확대된 주식형 펀드 신규 유입자금이 힘을 발휘하는 시점이 도래하며 시장의 추가 반등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하지만 이미 연중 고점을 '터치'했다는 평가가 힘을 얻기 시작하면서 증시의 투자전략가들은 "급락은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는 전제하에 이전에 비해 조심스런 시장 접근을 권하고 있다. 교보증권 박석현 수석연구원은 "외국인 매물압박이 불가항력의 문제는 아니다"라면서도 "두드러진 강세를 보여왔던 아시아 증시가 동반 조정을 거치는 상황에서 한국 증시의 독립적 상승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 기자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