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이 자극 받도록 하기 위한 감독의 작전일 수도 있습니다."(강신우 대한축구협회 기술국장)


<< 사진 설명 : 국가대표팀 기자 간담회장으로 선수들이 걸어들어오고 있다 >>


딕 아드보카트 감독을 비롯해 축구 국가대표팀 코칭스태프와 22명의 태극전사 전원이 참가한 기자 간담회가 11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 야외에서 열렸다.


거스 히딩크 전 감독이 2002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서귀포 전지훈련 때 선수들을 몇 그룹으로 나눠 기자 간담회를 가진 적은 있지만 선수단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마련된 대화의 장은 이번이 처음이다.


물론 테이블별로 나눠 앉은 선수 전원과 동시다발적인 대화를 진행하다 보면 특정 선수에게만 인터뷰가 몰리고, 그렇지 못해 소외당하는 선수도 생길 것이라는 우려가 간담회 시작 전부터 있었다.


하지만 이날 간담회 아이디어를 낸 아드보카트 감독은 선수들 모두 한꺼번에 참가하라며 고집을 굽히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40여분 간 진행된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박지성(24.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경우 취재진이 한꺼번에 몰려 홀로 테이블에 앉아 일종의 단독 인터뷰가 돼 버렸고, 반면 몇몇 선수들은 한동안 제 자리에 앉아 인터뷰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멀뚱멀뚱 지켜보기만 했다.


하지만 이 또한 선수들에게 동기 부여를 하기 위한 아드보카트 감독의 전략일 수도 있다는 게 대표팀 관계자의 전언이다.


강신우 대한축구협회 기술국장은 간담회 시작 전부터 "자칫 엉망이 될 지도 모르겠다"면서 "하지만 선수들에 인터뷰에서 소외되고 특정 선수에게 취재진이 몰리는 모습을 보면서 자극을 받으라는 아드보카트 감독의 작전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팀 관계자에 따르면 아드보카트 감독은 간담회의 절차 등까지 일일이 체크했고 선수들에게는 "형식에 얽매이지 말고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라"고 지시했다.


취재진에게는 "언론도 축구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다. 언론도 대표팀의 일부다"라고 간담회 개최 배경을 설명하며 "반응이 긍정적이면 계속해서 실시하고 그렇지 않다면 변화를 주겠다"고도 말했다.


이운재(32.수원)는 이번 간담회에 대해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며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가대표 선수로서 이런 자리를 통해 국민들에게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돼 좋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