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의회가 5일 헌법안 부결을 막기 위해 투표법 부결 조항 변경을 번복함에 따라 시아파 및 쿠르드족이 장악한 이라크 정부와 소수파인 수니파간 갈등이 일단 봉합 국면을 맞고 있다. 그러나 이라크에서는 또 다시 폭탄테러로 11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라마단을 맞아 대규모 테러공격이 잇따르고 있어 정국은 여전히 혼미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라크 의회는 이날 간단한 논의끝에 헌법안이 국민투표에서 부결되는 것을 막기 위해 투표법 부결조항을 까다롭게 변경한 당초 결정을 찬성 28 대 반대 119로 부결시켰다. 이에대해 국민투표에 불참하겠다고 위협해온 수니파 지도자들은 변경안 원상 회복에 만족감을 표시하며 정상적으로 투표에 참가해 헌법안을 부결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수니파 정치그룹인 이라크 국민대화를 이끌고 있는 살라흐 알-무트라크는 국민투표 불참 방침을 철회하겠다고 밝히고 "이번 부결조항 변경 번복에 따라 수니파 신도들은 헌법을 부결시킬 수 있게 됐다. 헌법절차가 공정하다면 수니파의 95%는 헌법안에 반대표를 던질 것을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미국의 공세가 빠른 시일내 종결되지 않는다면 수니파는 여전히 투표에 불참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부 수니파들도 최근 수주간 미국이 수니파의 본거지인 이라크 서부 지역에서 진행하고 있는 군사작전에 항의하며 여전히 투표 불참을 주장하고 있다. 이번 부결조항 변경 번복은 미국과 유엔이 이라크 정부에 대해 조항 변경이 불공정하며 국제기준에도 부합되지 않는다고 압력을 가한데 따라 이뤄진 것으로 유엔과 미국 관리들의 정치적 승리로 해석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수니파 신도들이 영구 헌법안을 투표로 부결시킬 가능성을 회복시킨 것으로 미국이 이라크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통과를 기대하고 있는 헌법안이 합법적인 절차를 통해 부결될 수 있는 가능성도 열리게 됐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결정에 대해 환영을 표시하면서도 이라크 헌법 절차가 이라크 국민들을 통합하지 못하고 있는데 대해 실망감을 나타냈다. 이날 바그다드 남쪽 힐라의 한 이슬람 사원에서는 라마단 금식을 마친 시아파 이슬람 신도들이 기도를 위해 모여들고 있던 시간에 폭탄이 터져 최소한 25명이 숨지고 87명이 부상했다. 이번 테러는 오는 15일 시행될 국민투표를 방해하기 위해 시아파 신도들을 타깃으로 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라크내 알-카에다가 시아파에 대해 전면전을 선포한 가운데 최근 잇따라 발생한 테러공격으로 지난 10일간 모두 270명이 희생됐다. 이라크 정부는 이처럼 끊이지 않는 테러가 시아파 신도들의 투표 참여를 위축시켜 투표 결과에 영향을 줄 것을 우려하고 있다. 후세인 샤레스타니 국회의장은 이라크 입법 및 사법부는 국민들이 테러 때문에 자유롭게 투표하지 못할 경우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테러 위협이 투표 결과에 영향을 미칠 경우 이에 이의를 제기할 방침임을 밝혔다.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의 측근인 이자트 이브라힘 알-두리는 이날 미군에 협조적인 수니파 지도자들을 비난하며 점령자들에 대한 국민적 저항 운동을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이라크 과격 무장단체인 `안사르 알-순나'는 이날 미군 스파이 역할을 한 이라크인 2명을 참수하는 장면을 비디오로 찍어 인터넷에 올렸다. 지난달 12일로 날짜가 찍한 이 비디오에는 무장세력이 2명을 상대로 미군에게 정보를 제공한 방법 등에 대해 심문한 뒤 밖으로 끌고나가 참수하는 장면이 실려있다. (바그다드.두바이 AP.로이터.AFP=연합뉴스) fai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