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가 기침 감기로 열흘 이상 고생하다가 동네 소아과를 찾아가면 부모는 의사로부터 모세기관지염이라는 얘기를 듣게 된다. 하지만 모세 기관지염의 상당수는 소아천식으로 재분류되고 있어 세밀한 진단과 차별화된 치료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과거에는 2세 이하 소아에게 천식은 없고 오직 모세기관지염과 천식성 기관지염이 있을 뿐이라는 고정관념이 강했다. 그러나 한 국내통계에 따르면 2세 미만 영아군의 6.26%, 2∼5세 유아군의 7.89%,6∼14세의 학령기 어린이의 1.45%가 기관지천식으로 2회 이상 병원을 찾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준성 가톨릭대 강남성모병원 소아과 교수는 "기관지는 3살,8살에 거쳐 두번 굵어지므로 이때 소아천식 환자의 70~80%가 호전되지만 나머지는 만성화되거나 성인이 돼 폐기능이 떨어지는 후유증을 남긴다"며 "천식을 모세기관지염이나 천식성 기관지염으로 오인하고 항생제나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로 치료하면 증세가 악화되고 치료기간이 늘어나게 된다"고 말했다. 모세기관지염이나 천식성 기관지염은 기관지와 폐를 이어주는 모세 기관지에 바이러스나 세균이 감염돼 붓고 염증이 생겨 호흡이 곤란해지는 질환이다. 모세기관지염은 생후 6∼24개월의 아이, 천식성 기관지염은 4세 이하 어린이에게 잘 나타나며 병원균만 사라지면 비교적 쉽게 호전된다. 반면 소아천식은 감기약을 먹어도 증세가 거의 호전되지 않으며 연중 3∼4월,10∼11월을 정점으로 증상이 심해졌다가 서서히 가라앉는 주기를 반복하며 집먼지진드기 꽃가루 계란 우유 등에 알레르기를 보이는 양상을 띤다. 천식치료에는 건강보험 규정에 따라 약값이 싼 항히스타민제, 스테로이드 흡입제, 류코트리엔 길항제 등의 순서로 약물이 처방되고 있다. 스테로이드제제는 장기복용시 성장장애 등 전신에 미치는 부작용이 크기 때문에 기관지에만 약효를 발휘할 수 있는 흡입제가 권장된다. 하지만 흡입기구는 사용상의 어려움 때문에 약물의 20%만이 기관지에 도달하는 한계가 있다. 류코트리엔길항제는 기관지 수축 및 기도염증물질분비에 히스타민보다 수천배 높은 악영향을 끼치는 류코트리엔이 작용하지 못하도록 수용체를 차단하는 약이다. 최근 싱귤레어(몬테루카스트), 오논(프란루카스트),아콜레이트(자피르루카스트)같은 약들이 좋은 치료효과를 인정받고 있으나 높은 약가 탓에 처방의 제약을 받고 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