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는 다음주 단기급등에 따른 부담으로 조정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이 태풍의 영향으로 하반기 확실한 회복세를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 됐고 외국인들은 매도세를 지속하고 있어 수급여건도 좋지는 않다. ◆ 유가증권시장 = 종합주가지수는 이번 주 미국 허리케인 리타와 국제 유가 상승, 해외시장 약세 등에도 불구하고 북핵 6자회담 타결에 힘입어 강세를 지속하다 주말을 맞아 단기급등에 따른 부담으로 급락하며 마무리됐다. 종합주가지수는 지난달 30일 장중 1,055선까지 추락한 후 지난 22일 장중 1,200선을 뚫으며 무려 16거래일 동안 145포인트나 상승했기 때문에 단기급등에 따른 부담이 큰 상황이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경기선행지수가 2개월 연속 하락하고 향후 태풍의 영향으로 3개월 연속 악화될 것으로 우려되면서 국내 증시에서 본격적인 조정의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 다음주 종합주가지수는 이같이 단기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 출회로 조정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음주 증시에 영향을 미칠 요소는 국내에서 산업활동동향과 수출입실적 등 경제지표와 태풍 리타로 인한 미국의 피해상황 등이다. 국내 경제지표들은 견조한 회복 흐름을 지속할 것이라는 공감대가 강해 지수하락을 저지하는 역할을 할 전망이지만 리타로 인한 미국의 피해가 예상보다 커 미국의 경제회복에 차질을 주거나 국제유가가 인상될 경우 증시는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이밖에 주식옵션제도가 26일부터 현금결제체제로 바뀌고 거래종목도 7개에서 30개로 늘어나면서 주식옵션거래가 활발해질 전망이어서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의 소비심리가 악화되는 등 경제지표들이 들쭉날쭉하고 있어 다음주에도 투자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대신경제연구소 양경식 연구위원은 "리타로 인한 피해 규모 여부가 미국경제와 한국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전제하고 "다음주 초반은 리타 등의 영향으로 변동성이 커지겠지만 주후반에는 산업활동동향 등 경제지표들이 발표되면서 주가하락이 저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증권 류용석 연구위원은 "미 경기선행지수 하락으로 하반기 경기회복이 물건너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한국 등 신흥시장에서의 외국인의 매도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하고 "추가 조정압력이 있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 코스닥시장 = 이번 주 코스닥시장은 유가증권시장과 마찬가지로 주 초반 강세를 보이다가 후반부에 약세로 돌아섰다. 23일 코스닥지수는 543.66으로 마감해 지난 주말보다 7.06포인트 상승했다. 7월29일 기록한 연중 고점(547.67)과는 4포인트 정도 격차를 보였다. 이번 주 코스닥 상승을 이끈 주체는 개인투자자들이었다. 개인은 나흘 내내 200억원 이상씩의 '사자' 행진을 벌이며 1천157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증시가 단기급등 부담을 느끼는 상황에서 코스닥시장만 강세를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일부 급등한 테마형 중소형 종목은 가격 부담이 있어 당분간 600선 도전은 어렵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신동민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다음주는 쉬어가는 조정 장세가 예상된다"며 "550을 상향 돌파하더라도 추가적인 상승 여력은 제한적이며 조정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NHN 등 기관 선호 업종대표주나 고배당주, 실적호전주 등은 보유하면서 테마형 중소형 종목은 현 주가 수준에서 비중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다만 코스닥시장은 유가증권시장에 비해서는 최근 상승폭이 작아 지수 부담이 덜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영곤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유가증권시장 지수 부담감이 커짐에 따라 상대적으로 코스닥종목이 대안으로 부각되면서 코스닥시장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최근 NHN을 필두로 한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이 주도주로 등장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대호 김준호 기자 daeho@yna.co.kr ho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