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회째를 맞는 축구 월드컵에서 유일하게 전(全) 대회 본선 진출 기록을 이어간 세계최강 브라질이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재능있는 공격수들이 넘치기 때문이다. 월드컵 최다우승팀(5회)인 브라질은 5일(이하 한국시간) 칠레와의 2006 독일 월드컵 남미예선 16차전에서 아드리아누(인터밀란)의 해트트릭에 힘입어 5-0 대승을 거두며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본선행을 확정지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아두리아누의 해트트릭이 파레이라 감독의 딜레마를 증폭시켰다"는 제목으로 브라질의 본선행 소식을 알렸다. 브라질엔 호나우두, 호나우디뉴, 카카, 아드리아누, 호비뉴 등 세계적 수준의 능력있는 공격수들이 즐비한데 이들 다섯 중 하나는 팀을 떠나야 하는 상황이 카를루스 알베르투 파레이라 감독에게 고민을 안겨주고 있다는 것이다. 브라질은 현재 호나우두, 호나우디뉴, 카카 등 지난 2002 한.일 월드컵 우승 멤버들이 건재한데다 '샛별' 아드리아누와 호비뉴가 놀랄 만한 성장세를 보이며 공격진의 주전 경쟁이 한층 뜨겁게 전개되고 있다. 칠레전에서 혼자 세 골을 몰아넣은 아드리아누는 2004코파아메리카(남미선수권)에 이어 2005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도 우승컵과 MVP, 득점왕을 싹쓸이하며 트리플크라운을 달성, 브라질 축구의 차세대 골잡이로 확고히 자리매김한 분위기다. 아드리아누는 이날 경기 후 "쉽지 않은 일이지만 브라질 대표팀의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페인 명문 레알 마드리드에 입성한 호비뉴도 이날 1골2도움을 기록하며 자신의 기량을 맘껏 뽐냈다. 호비뉴는 "감독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해보고 싶은 고민일 것이다. 누구를 선택할 지는 파레이라 감독의 몫이다"라며 주전 경쟁에 은근히 자신감을 내비쳤다. 일부 전문가들은 소위 '마법의 5인방'으로 불리는 이들 5명을 함께 뛰게 해도 좋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파레이라 감독이 수비 쪽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이런 제안을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가장 몸이 달아오른 건 간판 스트라이커였던 호나우두다. 월드컵 예선보다 휴가가 먼저라며 브라질대표팀 소집에 응하지 않았고, 결국 컨페더레이션스컵에도 출전하지 않았던 호나우두는 최근 "다시는 쉬고 싶지 않다. 항상 브라질 대표팀과 함께 하고 싶다"며 조급해진 속내를 드러냈다.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