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지난 3일밤 타계한 윌리엄 렌퀴스트 전 대법원장 후임으로 존 로버츠 대법관 지명자를 5일(현지시간) 지명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오전 허리케인 카트리나 피해지역인 멕시코만 일대 시찰을 위해 출발하기에 앞서 백악관에서 렌퀴스트 전 대법원장 후임을 공식 발표했다. 부시 대통령은 "위대한 대법원장 자리에는 헌법에 대한 깊은 존경심과 대법원에 대한 공경심, 정의라는 대의에 대한 철저한 헌신이 있는 분이 후임을 맡아야 한다"며 존 로버츠의 대법원장 지명 배경을 밝혔다. 로버츠 대법원장 지명자는 "대통령이 저에게 보여준 신뢰에 대해 영광스럽고 겸허한 생각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앞서 부시 대통령은 4일 저녁 백악관 집무실에서 로버츠 대법관 지명자와 약 30분간 만나 렌퀴스트 전 대법관 후임을 맡아줄 것을 요청했다. 6일 상원 인준청문회를 앞두고 있는 로버츠 대법관 지명자를 후임 대법원장에 지명한 것은 다소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부시 대통령의 이런 대담한 인사는 보수 강경파인 렌퀴스트 전 대법원장이 며칠 전 타개한 뒤 누가 새 대법원장이 될 것인지를 놓고 미 정치권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취해진 것이어서 주목된다. 대법원은 현재 대법원장 자리와 지난 7월초 은퇴를 선언한 샌드라 데이 오코너 대법관의 자리 등 두 자리가 비어 있다. 이에 앞서 부시 대통령은 오코너 대법관 후임으로 존 로버츠 연방고등법원 판사를 지명했고, 민주당을 중심으로 미 의회에서는 로버츠의 자격 문제를 놓고 시비가 끊이지 않았다. (워싱턴=연합뉴스) 조복래 특파원 cb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