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가 약해지고 뒤틀려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다.


우리 인체를 지탱하는 대들보가 운동부족이나 잘못된 자세와 생활 습관,체중증가,스트레스 등으로 부실해지고 있다.


연세대 영동세브란스병원이 22년간 척추질환으로 찾아온 환자의 기록과 설문조사 자료를 분석한 '한민국 척추보고서'에 따르면 척추 문제로 인해 이 병원을 찾은 환자는 1984년 3526명에서 2004년 1만262명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특히 청소년의 척추질환 발병률이 눈에 띄고 있으며 분위별로는 목디스크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현대인들이 과도한 정신노동으로 '크노 스트레스' 지쳐있는 대신 몸을 움직이지 않는 사회병리적인 현상에서 비롯된 것이어서 큰 틀의 예방 및 치료가이드라인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청소년 허리디스크는 운동부족 탓= 보고서 자료에 따르면 1995년과 2004년을 비교한 결과 청소년 환자는 129명에서 281명으로 무려 2.2배 늘었다. 이는 다른 연령대의 증가율인 1.1∼1.4배에 비해 갑절 높은 수치다. 청소년의 운동 부족과 책상 물림으로 인한 자세불량이 허리병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운동을 많이 해야 하는 청소년기에 각 학교가 입시에 얽매여 체육시간마저도 다른 주요 과목 공부에 할애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또 방과시간 운동장에 나가 뛰어놀기는커녕 바르지 않은 자세로 장시간 컴퓨터게임 등에 매달리고 있어 청소년 척추질환을 악화시키는 주범이 되고 있다.


◆컴퓨터는 목디스크의 주범=척추수술을 받는 가장 흔한 원인은 역시 허리디스크로 94.4%라는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목디스크는 5.5%, 흉추 디스크는 0.1%였다.


하지만 증가세로는 목디스크가 22배나 치솟았다.


문재호 연세대 의대 재활의학과 교수는 그이유로 "나쁜 자세와 높은 긴장도를 유지하며 컴퓨터를 장시간 사용하거나 장거리 운전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는 따라서 앉은 자세로 일할 때에는 허리를 등받이에 밀착시키고 턱을 당기며 허리에 쿠션을 받쳐주며 50분 작업에 5∼10분가량 휴식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자가 허리 자세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바닥은 뒤가 약간 낮은 것이 좋으며 등받이는 뒤로 15도 정도 기울인 게 좋고 발받침을 대고 앉으면 이상적이라는 것이다.


딱딱한 의자는 금물이며 근무 중 높은 긴장 강도는 목과 어깨의 근육을 뻣뻣하게 하므로 자주 스트레칭을 해줄 필요가 있다.


◆주부는 요통 예방에 각별한 주의 필요=허리 통증을 가장 많이 호소하는 직업으로는 육체노동자가 아니라 대부분 주부 사무직 학생들이다. 주부들은 장시간 가사노동을 하지만 허리 근육을 강화시킬 정도의 운동강도에는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피곤하기만 할 뿐 운동효과는 나지 않는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별도의 시간을 내어 달리기나 수영,근력운동을 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한다.


과체중 때문에 요통이 생겼다고 느끼는 사람도 늘고 있다. 체중이 척추디스크 및 척추관절에 중력을 가하는 만큼 몸무게를 가볍게 해야 눌렸던 신경이 풀어져 요통이 예방 및 치료될 수 있다.


연구결과 체중을 5% 감량한 사람은 91.4%가 증상이 호전된 반면 5% 증가한 환자는 27.9%만이 증상이 나아져 적정 체중 유지가 요통 치료에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설득력있게 대변한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