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DJ) 전 대통령이 5일 자신의 이름을 딴 `김대중 컨벤션센터' 개관식 참석차 이틀 일정으로 광주를 방문하는데 맞춰 여야 지도부도 일제히 광주행에 `편승'했다. 김 전 대통령의 이번 광주 방문은 작년 11월 광주 비엔날레 관람차 광주를 방문한 이후 10개월여 만이지만 `도청파문' 이후로는 첫 공식 외부일정이어서 정치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 국민의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도청 여부를 둘러싼 전.현 정부간 갈등국면에서 폐렴증상으로 입원했던 김 전 대통령이 `정치적 고향'이라 할 수 있는 광주를 방문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상당한 정치적 의미가 부여되기 때문이다. 여야 각 당의 지도부도 이 같은 사정을 고려한 듯 김대중 컨벤션센터 개관식을 전후해 광주를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통령의 광주행에 가장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는 곳은 `호남 맹주'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우리당은 문희상(文喜相) 의장, 배기선(裵基善) 사무총장 등 지도부를 비롯해 유선호(柳宣浩) 전남도당위원장 등 광주.전남지역 의원들이 6일 광주를 대거 찾아 컨벤션센터 개관식에 참석한다. 민주당도 이에 뒤질세라 박광태(朴光泰) 광주시장, 박준영(朴晙瑩) 전남도지사 가 DJ의 광주도착을 직접 영접하는데 이어 한화갑(韓和甲) 대표, 신낙균(申樂均) 수석부대표는 이날 오후 DJ의 망월동 5.18 국립묘지 참배에 `합류'할 예정이다. 양당은 이 같은 지도부의 광주행에 정치적인 해석을 경계하면서도 공히 "김 전 대통령의 정신을 계승하겠다"면서 DJ 정신의 적자임을 강조하고 나섰다. 문희상 의장은 상임중앙위원회의에서 "김대중 컨벤션센터 개관은 평생 민주주의와 남북화해를 위해 투쟁해온 김 전 대통령의 정신을 받든다는 의미가 있다"며 "내일 개관식에 직접 참석해 축하와 함께 그같은 뜻을 기릴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한화갑 대표도 대표단회의를 통해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것은 5.18 정신과 김대중 브랜드인만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 개관은 큰 의미가 있다"며 "민주당은 김 전 대통령의 정신을 계승,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DJ 광주방문 영접일정과 주도권을 놓고 양당이 치열한 물밑 신경전을 펼치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열린우리당 광주지역의 한 초선 의원은 "동교동측도 민주당의 대대적인 환영인사를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라며 "민주당원들이 망월동 묘역참배에 대거 동행하는 것은 민주당이 DJ를 대변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의도가 깔려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 중앙당 관계자는 "광주에서 열리는 행사인 만큼 당원들이 자발적으로 모이는 것일 뿐"이라며 "김 전 대통령과 민주당에 대한 광주민심의 지지는 확고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에서도 맹형규(孟亨奎) 정책위의장을 비롯해 정의화(鄭義和) 지역화합특위 위원장, 이인기(李仁基) 의원 등이 개관식에 참석할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맹 정책위의장은 최근 호남 지역과 `반노(反盧.반노무현 대통령) 정치 세력을 규합해 거대 정치연합을 결성해야 한다는 `빅 텐트론'을 주장한 바 있어 김 전 대통령과 지지세력에 대한 `구애'로 해석해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섭 기자 jamin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