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올 것이 왔다. 30대 중반을 넘긴 늦은 나이에 메이저리그 도전이라는 모험을 한 구대성(36ㆍ뉴욕 메츠)이 결국 22일(한국시간) 마이너리그로 내려갔다. 한국과 일본에서는 성공을 거뒀지만 결국 메이저리그라는 가장 큰 무대에서 야구 인생 처음으로 좌절을 맛보게 됐다. 구대성의 마이너리그행은 구원투수로서 '결정적인 순간에 약하다'는 치명적인 약점을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자가 없는 한가한 상황에서는 완벽에 가까운 피칭을 하다가도 주자만 나가면 전혀 다른 투수가 되는 구대성을 구단이 더 이상 믿지 못했다는 것이다. 구대성은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52타수 7안타. 피안타율이 0.135에 불과하고 2루타 3개를 맞았을 뿐, 홈런을 단 한 개도 허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주자가 있을 때 구대성은 36타수 15안타 피안타율 0.417의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된다. 특히 2아웃 후 주자가 2루 이상의 득점권에 있을 경우 피안타율이 10타수 5안타로 무려 5할이나 되고 만루 상황에서는 4타수 3안타를 맞아 피안타율 0.750을 기록했다. 마무리 투수나 8회 등판하는 셋업맨은 이닝을 자신이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왼손 타자 상대 전문인 구대성은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등판하는 게 어쩔 수 없는 숙명이다. 메츠는 구대성이 시즌 중반 위기 때나 아슬아슬한 경기에서 부진한 피칭을 하자 전혀 부담이 없는 경기에 등판시키며 자신감을 회복시켜주려 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21일 8-0의 리드를 지키지 못한 경기에서 구대성 역시 제 몫을 못하자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알링턴=연합뉴스) 김홍식 특파원 ka122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