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사상 최고치 돌파에 대한 기대감을 잔뜩 안고 출발했다가 결국 연 나흘 하락세로 마감, 큰 실망을 안겨준 한 주가 지났다. 다음주는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는 국제유가를 제외하면 시장의 흐름을 결정적으로 좌우할 이벤트가 대기하고 있지 않다. 아울러 이번 주 약세장의 결정적 원인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지 못한 기관의 소극적 움직임이라는 점에서 국내외 유동성 흐름과 이를 바탕으로 한 수급이 시장의 향배를 결정할 한 주가 될 전망이다. ◆ 유가증권시장 = 주초 거래에서 장중 1,137선까지 상승했던 종합주가지수는 주후반 20일 이동평균선이 무너지며 1,089선에서 마감, 단기 추세 훼손 가능성마저 거론되고 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매행태가 시장의 불안감을 키우는 원인이 되고 있다. 한국관련 해외펀드에 15주째 순유입이 이어지고 있고 특히 지난주 유입규모 14억2천만 달러는 지난 2000년 10월 이후 주단위로 11번째 규모에 해당하는 등 '실탄'이 충분한 상태에서 이뤄진 것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위원은 이같은 현상에 대해 "이머징 마켓 전반에서 외국인의 매도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욕구에 미국의 장기금리 상승에 대한 우려가 더해진 결과일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 서울증권 지기호 연구위원은 "계절적 비수기인 8∼9월에 외국인 매도가 늘어나는 것은 9∼10월에 집중된 뮤추얼펀드와 헤지펀드의 결산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자금 유입에도 매도가 늘어나는 현상에 대한 이같은 원인 진단을 볼 때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규모 '사자'로 급반전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는게 증권가의 중론이다. 사상 최고점 근접의 근본 동력이었던 투신권 자금유입이 8월들어 지난 18일까지 6천286억원으로 지난해 4.4분기 이후 실질적으로 가장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 큰 버팀목이지만 이들 기관이 주도하는 프로그램 매매의 동향은 부담스럽다. 현.선물간 가격차인 베이시스가 주 내내 백워데이션 상태로 고착된 가운데 차익거래에서 확실한 매도우위가 형성돼 지난 3∼4월과 같은 조정 국면을 연상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조정의 지지선을 1,060∼1,080선에서 찾고 있다. 지 연구위원은 기술적 분석을 통해 1,062선을 지지선으로 예상했고 한화증권 이영곤 책임연구원은 외국인 매도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주 후반 강도가 약화된 점을 지적하며 "낙폭 과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이 가능한 국면에 진입했으며 직전 저점이었던 1,070∼1,080선에서 지지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다음주는 외국인 매도세를 기관이 충분히 흡수하지 못하는 '힘의 공백'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보수적 전략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한화증권 이 연구원은 "일단은 낙폭 과대 우량주 중심의 단기 대응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했고 굿모닝신한증권 김 연구위원은 "아직까지 빠른 반등을 기대하기보다 안정적 교두보 확보여부에 관심을 높여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코스닥시장 = 이번주 유가증권시장과 함께 사흘째 하락세를 보이던 코스닥시장이 주 마지막날인 19일 상승반전에 성공해 509.21로 마감했다. 한때 지수가 급락할 때는 지지선이 붕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렸지만 지지선인 500선은 무너지지는 않았다. 매도 공세를 이어오던 기관이 17일부터 매수에 나섰으며 낙폭과대 우량주를 중심으로 한 반발 매수세도 유입됐다. '주성엔지니어링 실적쇼크' 이후 사라졌던 정보기술(IT)주에 대한 매수세도 서울반도체와 백라이트유닛(BLU) 생산업체를 중심으로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4분기 실적 발표가 끝난 만큼 이제 시장의 관심은 3.4분기 실적으로 옮겨갈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 실적개선이 불투명한 종목과 3.4분기 실적호전이 기대되는 종목 사이의 주가 차별화가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화증권 이 연구원은 "다음주 코스닥지수는 500~525선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단기적으로 낙폭과대 종목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대우증권 신동민 연구원은 "기관투자자들의 매수세가 강화되면서 코스닥지수는 향후 500~550선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조선기자재, 자동차부품, 셋톱박스, 반도체재료, 내수 대표주가 3.4분기에도 견조한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런 업종을 중심으로 매수에 나서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김호준 기자 jsking@yna.co.kr ho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