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베네딕토 16세가 18일 정오(현지시간)께 독일 쾰른-본 공항에 도착함으로써 역사적인 첫 해외방문을 시작했다. 쾰른에서 열리고 있는 가톨릭 `세계 청년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독일을 방문한 교황은 21일까지 독일에 머물면서 젊은이들과 대화하고 행사 마지막 날인 21일 폐막 미사를 집전할 예정이다. 세계 청년대회를 위해 쾰른에 온 40만여명의 젊은이들과 독일 신도 등 80만여명은 독일 출신 교황의 첫번째 모국방문을 열렬히 환영했다. 이날 쾰른-본 공항에는 호르스트 쾰러 독일 대통령과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가 나와 교황을 영접했다. 알이탈리아 항공 전세기를 타고 온 교황은 전임 교황인 요한 바오로 2세와는 달리 트랩을 내려와 땅에 입맞추지 않고 바로 독일 정치인들의 영접을 받았다. 요한 바오로 2세는 외국방문시 항상 항공기 트랩을 내려오자마자 땅에 키스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날 공항에는 경비 문제로 환영인파가 많이 나오지는 못했지만 쾰른 대성당 앞 광장에 모인 많은 젊은이들은 대형 텔레비전 스크린을 통해 교황이 도착하는 모습을 보고 "베네딕토! 베네딕토!"를 연호하며 교황을 맞이했다. 베네딕토 16세는 지난 4월 교황에 선출된 이후 첫 방문지로 고향인 독일을 선택했다. 교황은 이번 독일 방문의 의의에 대해 "세계 청년대회는 매우 특별한 행사다. 전세계 모든 나라, 모든 문화권에서 온 젊은이들이 함께 모여 진리를 추구하는 행사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교황은 도착 첫날부터 바쁜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교황은 이날 오후 라인강을 배를 타고 지나면서 강가에 환영나온 신자들을 축복하고 배 위에서 강론도 진행한다. 또한 이날 저녁에는 쾰른 대성당을 방문해 독일 가톨릭 교회 지도자들을 만난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세계 청년대회 행사에 참석하는 한편, 종교간 대화의 중요성을 설파하기 위해 유대교 및 이슬람교 지도자들과도 만날 예정이다. 교황은 독일 방문 기간에 유대교 회당(시냐고그)도 방문할 계획이다. 교황의 이번 회당 방문은 전임 요한 바오로 2세가 지난 1994년 로마에 위치한 유대교 회당을 찾은 이후 처음이다. 교황의 독일 방문기간에 쾰른과 라인강 주변 지역에는 삼엄한 경계가 펼쳐지고 있다. 독일 당국은 우선 교황의 체류기간 쾰른 상공에 비행금지 구역을 설정했다. 독일 항공안전국은 교황이 독일에 머무는 나흘간 쾰른 반경 56㎞ 상공에 소형 항공기의 비행을 금지하고 반경 18 ㎞ 상공에는 개인용 항공기의 비행을 전면 금지했다. 또한 교황이 도착한 18일과 떠나는 21일 쾰른-본 공항이 약 45분간씩 폐쇄된다 교황의 경호를 위해 독일 경찰 8천여명이 투입됐으며 소방관 1천600명, 긴급 의료 인력 2천명이 비상대기상태에 들어갔다. 교황 이동구간의 경비에는 독일 경찰 뿐 아니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이 동원됐다. 독일 정부는 나토에 행사기간에 공중조기경보기(AWACS)를 투입해 달라고 요청했다. 쾰른시 당국은 교황이 시내에서 움직이는 구간에 위치한 하수구 덮개를 모두 봉인했다. 교황의 이동 경로와 인접한 도로와 교량, 지하철 역도 임시로 폐쇄된다. 경찰은 또 잠수부들을 동원, 쾰른 인근 라인강 속에 폭발물 등 위험 물질이 없는지도 확인했다. 폐막 미사가 열릴 행사장 주변에는 차단기 2천500대가 설치됐다. 독일 경찰 대변인은 "우리는 완벽하게 준비했다. 중요한 보안 조치들이 이미 수주전부터 시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베를린=연합뉴스) 송병승 특파원 songb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