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황우석·이병천 교수팀이 세계 최초로 복제 개를 탄생시키는 데 성공했다. 황 교수팀은 수컷 개 아프간하운드로부터 떼어낸 체세포를 난자에 넣어 수정시키는 체세포 복제를 통해 두 마리의 복제 강아지를 생산했다고 3일 발표했다.


출산된 두 마리가 가운데 한 마리는 22일 만에 폐렴으로 사망했으나 나머지 한 마리는 건강하게 생존,서울대 영문약자(SNU)와 강아지(PUPPY)를 결합해 '스너피'(SNUPPY)로 이름 붙여졌다. 연구 결과는 4일자 네이처지의 '브리프 커뮤니케이션'란에 소개됐다.


출산된 두 마리의 개는 유전자 검사 결과 체세포를 제공한 수컷 아프간하운드와 유전적으로 100% 같은 것으로 나타나 '복제'라는 것이 입증됐다. 지난 4월24일 태어난 스너피는 출산 당시 530g으로 정상적인 아프간하운드의 체중을 보였으며 3일자로 100일을 맞았다.


이번 연구에는 미국 피츠버그 의대 제럴드 섀튼 박사팀도 연구기획과 기술 자문으로 참여했다.


◆생식특성 까다로워 시험관 개도 나오지 않아


황 교수팀은 이번 '스너피' 탄생으로 세계적 복제 권위자임을 입증했다.


그동안 많은 과학자들이 도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던 개의 복제에 성공함으로써 복제 기술의 우수성을 다시 한번 인정받은 것. 또 인간과 생리학적으로 상당한 공통점을 가진 개의 특성을 활용,이번 기술을 질병이나 줄기세포 연구에도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네이처지도 4일자에서 스너피 사진을 표지에 실어 부분 커버스토리로 황 교수팀의 연구성과를 소개하는 등 깊은 관심을 보였다.


이번 연구 성과는 우선 그동안 불가능했던 개의 복제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과학적으로 상당한 의미를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그동안 복제 기술의 발달로 복제양 '돌리'를 비롯해 생쥐 소 염소 돼지 토끼 고양이 등 다양한 복제 동물이 탄생했으나 유독 개는 까다로운 생식 특성으로 인해 복제되지 못했다. 이 교수는 "다른 동물은 성숙된 난자를 쉽게 얻을 수 있지만 개의 난자는 난소에서 미성숙 상태로 나오기 때문에 얻기가 무척 어렵다"며 "지금까지 시험관 개도 탄생된 적이 없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질병치료·줄기세포 연구에 큰 도움


스너피 복제를 통해 확보한 복제기술은 질병 치료나 줄기세포 연구에도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사람의 질병 치료 연구를 위한 질환모델 동물 생산이나 줄기세포 응용 연구,멸종위기 종의 보호에도 이번 기술이 이용될 수 있다.


황 교수는 "인간의 질병을 연구하기 위한 동물로는 원숭이가 가장 이상적이지만 현재로는 원숭이 복제가 불가능하다는 게 세계적 과학자들의 결론"이라며 "생리학적으로 인간과 유사하고 사람과 동물의 공통 전염병을 가진 개가 그 대안으로서 인간 질병 연구에 상당한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줄기세포를 이용한 동물 실험의 경우 사람의 명령에 반응을 보일 수 있는 개가 아주 적합하다고 황 교수는 덧붙였다. 복제양 돌리를 만든 영국 에든버러대의 이언 윌머트 박사는 "이번 성과는 동물 복제 연구에서 최고의 정점을 찍는 큰 사건이며 후속 연구의 활용도는 매우 클 것"이라고 평가했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