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소녀' 위성미(15.미셸 위)가 이번에는 '꿈의 무대' 마스터스골프대회 출전권 획득에 나선다. 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실비스에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존디어클래식에서 2타차로 컷 통과에 실패한 위성미는 실망감에 빠져들 여유도 없이 바로 옆주인 오하이오주로 이동했다. 오는 12일부터 미국 오하이오주 레바논의 세이커런골프장(파70.6천966야드)에서 열리는 US아마추어퍼블릭링크스챔피언십에 출전하기 위해서다. 미국골프협회(USGA)가 주관하는 전국대회 13개 가운데 하나인 US아마추어퍼블릭링크스챔피언십은 US아마추어챔피언십과 함께 아마추어대회 '빅2'로 꼽히는 대규모 이벤트. 1922년 창설돼 미국에서 3번째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이 대회에는 미국 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몰려온 4천956명의 아마추어 고수가 치열한 예선을 거친 끝에 본선 진출자 144명을 가려냈다. 본선은 이틀 동안 36홀 스트로크플레이를 펼쳐 상위 64명을 추려낸 뒤 이들이 1대1 매치플레이로 우승자를 가리는 방식이다. 출전 자격에 '남성'이라는 명문 규정은 없지만 성인 남자 대회인 US아마추어퍼블릭링크스챔피언십에 여자선수가 본선에 오른 것은 위성미가 처음이다. 더구나 위성미는 펜실베이니아주 지역예선에서 공동1위라는 뛰어난 성적으로 예선을 통과해 당당한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다. 지난 2003년 US여자아마추어퍼블릭링크스챔피언십에서 사상 최연소 챔피언(만13세)에 올랐던 위성미는 이로써 남녀 아마추어퍼블릭링크스챔피언십을 한꺼번에 제패하는 전대미문의 기록에도 도전하는 셈이다. 위성미가 이 대회 우승컵을 노리는 이유는 남녀 통틀어 '아마추어 넘버원'이라는 타이틀도 탐나지만 바로 이 대회 챔피언에게 주어지는 내년 마스터스골프대회 초청장이다. '마스터스 출전이 평생의 꿈'이라고 틈만 나면 공언해온 위성미로서는 '합법적' 방법으로 마스터스가 열리는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의 코스를 밟는데는 US아마추어퍼블릭링크스챔피언십 우승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위성미는 존디어클래식을 포함해 올들어 3차례 PGA 투어 대회에서 경험한 거칠고 험난한 코스에서 파워와 노련미에서 앞서는 남자 선수들과 힘겨운 싸움을 각오해야 한다. 대회를 주관하는 USGA는 대회 때마다 코스를 험악하게 꾸미기로 정평이 난 단체. 셰이커런골프장은 대회를 앞두고 그린은 US오픈 수준의 빠르기로 관리하고 있으며 러프는 길이가 10㎝가 넘도록 길렀다. 파5홀 4개 가운데 2곳을 파4홀로 바꾸면서 파72 짜리 골프장이 파70 짜리로 변했다. 파5홀이었다가 파4홀로 바뀐 4번홀(473야드)과 13번홀(475야드)은 남자 선수들에게도 파세이브에 만족해야 할 승부처. 자신의 플레이에만 집중하면 되는 스트로크플레이와 달리 1대1 매치플레이라는 점도 위성미에게는 다소 불리한 대목이다. 위성미는 지금까지 남자 대회에 여러차례 출전했지만 기싸움과 노련한 경기 운영이 승부를 결정짓는 매치플레이에서 남자 선수를 상대한 경험이 거의 없다. 게다가 상대할 선수들은 매치플레이로 치러지는 아마추어대회에서 우승경력이 풍부한 강호들이다. 작년 US주니어골프챔피언십에서 15세의 어린 나이로 정상에 올랐던 한국산 골프신동 김시환(16.미국 라마다고교)과 작년 이 대회 4강에 진출했던 강성훈(제주 남주고), 그리고 송아리와 송나리 쌍둥이 자매의 오빠인 송찬(조지아공대) 등 '동포'들과도 경쟁해야 한다. 한편 위성미의 부친 위병욱씨는 존디어클래식에서 막판 집중력 부족으로 여자선수로는 60년만에 사상 두번째 PGA 투어대회 컷을 통과하는 위업을 달성하는데 실패한데 대해 "아직 부족한게 많다는 사실을 실감했다"면서 "하지만 점점 나아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위씨는 또 "아직 프로 전향에 대해서는 어떤 계획도 갖고 있지 않으며 여름 방학 동안 출전할 대회 준비에만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