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난 바드란 요르단 총리는 3일 경제난 가중에 따른 의회 불신임 공세를 피하기 위해 부분 개각을 단행했다. 지난 4월 출범한 바드란 총리 내각은 경제팀의 쇄신을 요구하는 의회의 압력에 굴복해 8명의 각료를 새로 임명했다. 압둘라 2세 국왕은 포고령을 통해 8명의 각료를 새로 임명하고 기존 각료 2명의 보직을 변경하는 부분 개각을 승인했다. 압둘라 국왕의 측근이며 외무장관을 지낸 마르완 무아쉬르가 부총리에 임명됐고, 공공부문 민영화를 주도했던 아델 쿠다흐가 재무장관에 기용됐다. 28인 내각에는 여성 각료가 4명이나 포함됐고, 빈곤층이 많은 남부 지역 출신도 5명이나 합류했다. 정부 대변인 역할을 맡아온 아스마 카디르 문화장관(여)은 경질됐다. 새 대변인은 임명되지 않았으나 무아쉬르 부총리가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의회 내 전체 110명의 의원들 가운데 53명은 정부의 경제개혁 부진과 지역차별을 비난하며 이달말 열리는 특별회기 중 정부 불신임안을 통과시키겠다고 위협해왔다. 의원들은 특히 바드란 총리 내각의 경제팀이 실업난과 빈곤문제 등 경제현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국정 경험이 일천하다며 전면 개편을 요구해왔다. 바드란 총리는 지난주 민간기업 대표들을 만난 자리에서 에너지 부문 민영화 계획의 일환으로 2008년까지 석유 보조금을 삭감하겠다고 발표해 의원들의 반발을 샀다. 요르단에서는 1989년과 1996년 각각 기름값과 빵값 인상에 항의하는 주민 폭동이 벌어진 적이 있다. 요르단 인구 550만명 가운데 14%가 실업상태이며 25%가 빈곤선 이하 생활을 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 특파원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