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자서전이 이란의 서점가에서 `해리포터'에 버금가는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최근 성조기를 불태우는 거리의 반미 감정과는 정 반대의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서 출판된 클린전 전 대통령의 자서전 `나의 인생'(My Life)은 이란에서 16.5달러라는 만만치 않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서점가를 강타, 날개돋친 듯 팔려나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이 책을 출판한 출판업자 파르항 파테미씨는 "셀 수 없을만큼 주문이 들어왔으며 조만간 초판은 품절될 것 같다"면서 "많은 이란인들이 미국을 좋아하며, 클린턴 전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살아온 얘기를 듣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그는 클린턴 전 대통령의 부인인 힐러리 상원의원의 자서전인 `살아있는 역사'(Living History)와 부시 대통령의 이야기를 담은 '조지와 로라, 미국 결혼의 초상'(George and Laura:Portrait of an American Marriage)도 출판했다고 말했다. 특히 `살아있는 역사'에 대해 이란인들이 느끼는 매력은 대단해, 출판 8개월만에 4판(版) 인쇄에 들어갔다고 그는 전했다. 이란에서는 한 해에 3천부가 팔리면 대단한 성공을 거둔 것인데, 이 책은 1만2천부가 팔려나갔다는 것이다. 파테미씨는 그러나 `나의 인생'을 펴내면서 마음 고생도 컸다고 토로했다. 그는 "보통 한 달이면 족한 정부 당국의 심사를 이 책은 9달이나 받았다"면서 결국 `걸프만(The Gulf)'을 `페르시아만(Persian Gulf)'로 고치도록 요구받았고, 클린턴 전 대통령이 이츠하크 라빈 전 이스라엘 총리를 "점잖고 존경할만한 분"이라고 묘사한 부분도 삭제했다고 덧붙였다. 그런가 하면 한 달 전 이 책이 출판되자 이란 문화부 관리들은 "책 표지의 클린턴의 사진이 여성들을 자극시킬 수 있다"면서 며칠 동안 판매를 중지시키기도 했는데, 이 문제는 나중에 해결됐다. `나의 인생'을 번역한 비잔 아쉬타리씨는 클린턴 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해서는 강경한 언급을 하지 않아 외교관 등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테헤란 AFP=연합뉴스) quintet@yna.co.kr